(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시즌 중반이 지나기 전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만으로도 팀 입장에서는 걱정을 덜게 됐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백정현은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시즌 4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SSG를 상대로 선전하면서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1회 삼자범퇴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백정현은 첫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안타와 오태곤의 볼넷으로 2회말 2사 1·2루로 연결된 이후 김민식의 타구가 우익수에 잡혀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3회말에는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강진성과 최지훈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가 됐으나 백정현이 박성한의 번트 타구를 포구하자마자 3루로 송구, 2루주자 강진성을 포스 아웃으로 잡아냈다. 이후 최정과 에레디아를 각각 삼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SSG의 추격을 저지했다.
팀이 2-0으로 앞서가던 4회말, 무실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백정현은 1사에서 김성현의 2루타 이후 오태곤의 1타점 적시타로 첫 실점을 올렸고, 김민식과 강진성의 연속 볼넷 이후 1사 만루에서 최지훈의 1루 땅볼 때 3루주자 오태곤이 홈을 밟았다. 추가 실점 없이 4회말이 마무리되면서 역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5회까지 공을 던진 백정현은 6회말 수비에 앞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줬다. 집중력을 발휘해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2회부터 4이닝 연속으로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해 투구수가 90구까지 불어났다. 삼성 벤치는 계속 이닝을 끌고 가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2021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백정현은 삼성과 4년 총액 38억원에 원소속구단 삼성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계약 첫해 백정현의 성적은 24경기 124⅔이닝 4승 13패 평균자책점 5.27로 기대 이하였다. 9월이 되어서야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절치부심' 각오로 시작한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만 해도 백정현은 팀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한화전을 포함해 4월에만 3패를 떠안았다.
1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을 던지는 등 희망적인 요소가 없진 않았음에도 '꾸준함'이 부족했다.
그랬던 백정현이 3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이닝 투구를 펼친 이후 5월 들어 조금씩 안정감을 찾았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4경기 26이닝 평균자책점 1.73으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전 경기 5이닝 이상을 던졌다. 4월에 비해 구속도 올라왔다.
특히 지난해 22개의 피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 허용에 발목이 잡혔지만, 5월에는 단 1개의 홈런도 맞지 않았다.
삼성의 5월 팀 성적은 리그 최하위(8승 14패·0.364)였으나 같은 기간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NC 다이노스와 공동 5위였다. 그 정도로 선발진은 제 몫을 다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데이비드 뷰캐넌과 앨버트 수아레즈, 국내 선발 원태인의 호투에 백정현이 반등에 성공한 것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삼성이 탄탄한 선발진과 함께 6월 대반격을 시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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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