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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홍보담당자 "영어 사용 의무화, 올바른 결정 아니었다"

기사입력 2015.10.20 06:30 / 기사수정 2015.10.19 17:50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인천 스카이72 바다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5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이 최초 미국인 우승자인 렉시 톰슨(미국)을 배출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는 5만 5653명이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아 여전한 여자골프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선수들은 처음 목격하는 구름 관중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국서 두번째로 대회를 치르고 있는 크레이그 칸 LPGA 최고홍보책임자(Chief Communication Officer)도 마찬가지다. 그는 여자대회에 수만 명의 갤러리가 모이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칸은 방송 생활만 25년, 그 중 미국골프채널에서만 17년 동안 앵커 생활을 해온 언론계의 '베테랑'이다. 실력을 인정받아 4년 전 LPGA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현재 LPGA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인물 중 하나다.

LPGA를 챙겨보는 국내팬이라면 한번쯤은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 선수들이 너무 많다고 시기하지는 않을까', 'LPGA투어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을 것이다.

미국인이면서 동시에 LPGA를 대변하는 칸의 의견은 어떨까.

칸에게 민감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질을 줬지만, 그는 모든 질문에 대답했다. 때로는 미국인으로서, 때로는 LPGA의 입장에서 답변했다. 인터뷰는 2라운드(17일)와 마지막 라운드(18일), 2번에 거쳐 진행됐다.

-본인 소개를 해달라.

"나는 LPGA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크레이그 칸이다. 약 25년 동안 '쇼호스트'와 앵커 등을 경험했고 골프채널에선 17년 간 있었다. 큰 대회도 많이 겪어봤고 세계 방방곡곡 돌아다녔다. LPGA 완 커미셔너의 제의로 지난 2011년 9월 1일부터 현재까지 LPGA와 함께하고 있다."

-LPGA에 한국 선수들을 포함 외국 선수가 많다. 그들이 끼치는 영향은.

"한마디로 '판타스틱(환상적)'이다. LPGA서 뛰는 미국 선수든, 유럽 선수든, 또 남미 선수든, 30개국이 넘는 곳에서 최고 중의 최고가 되기 위해 싸운다.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 '세계최고'를 위해 이곳(투어)에 온다. 그들이 있어 마치 매주 올림픽을 여는 것과 같다."

"아마 10년 전이면 사람들이 '한국 사람이 너무 많다' 또는 '아시아 사람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그 점을 골프팬들에게 교육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LPGA에 오는 이들은 모두 인성적으로도 훌륭한 선수들이다."

-여기서도 한국 선수들이 '미국에 너무 많이 나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는 팬들이 있다.

"선수가 미국에서 왔든 한국에서 왔든, 결국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 최고들과 경쟁하려면 최고가 되어야한다. 물론 LPGA가 KLPGA처럼 한국인 비율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면 모를까, 현재 선수들의 (국적) 비율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앞선 질문과 같은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 LPGA서 한 때 영어사용 의무화 조항을 추진(2008년 8월) 했다가 보름만(2008년 9월)에 철회하지 않았나.

"그때 일은 절대로 '올바른 결정'이 아니었다.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LPGA 투어 모두에게 상처를 입힌 일이며 불필요한 관심을 받았다. 굉장히 민감한 사항인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선수 또는 다른 외국 선수들에게 영어를 강조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선수들은 골프를 치러 오는 것이지 영어를 하러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내게 '영어를 하는 것이 중요하나'고 묻는다면 나는 '예스'라고 대답할 거다. 왜냐하면 선수가 미국의 언론, 문화, 생활, 인기 등 적응하는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 한마디 못하던 최나연도 이제는 기자회견에서 술술 말이 나온다. 박인비는 나보다도 영어를 잘하는 것 같다(웃음). 성공적인 선수들 모두 영어를 잘한다."

"하지만 동시에 압박을 주고 싶진 않다. 영어를 못한다고 '그들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 싫다. 그건 우리의 목적이 아니며 누구도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을 거다."

-LPGA가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 중이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개선 방안은.

"우리 투어는 현재 약 14개 나라에서 30개가 넘는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30개가 넘는 나라에서 선수들이 모이며 170개가 넘는 나라에서 경기가 방송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관심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우리의 목표는 뉴욕을 걷다 사람들이 폴라 크리머를 봤을 때 '오! 폴라 크리머다'고 알아보게 하는 것이다. 미셸 위가 지나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시에 박인비, 유소연 등 외국 선수들도 유명하게 만들고 싶다. LPGA만의 성장이 아닌 선수 개개인의 브랜드를 쌓으면서 함께 성장해야한다. 또한 스폰서의 관계 등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항상 듣는 질문이지만, 우리는 꾸준히 큰 그림을 그리며 하나씩 목표를 이뤄나가고 있다. 계속해서 이렇게 노력하면 가까운 미래에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

"한국은 올 때마다 놀란다. 수많은 갤러리, 팬들에 항상 감탄한다. 참 친절하고 상냥하다. 선수들에게도 잘해준다. 렉시(톰슨)의 인터뷰(갤러리들이 환상적이었다. 감사한다는 내용)를 듣지 않았나. 선수들도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난다."

etwoods@xportsnews.com / 사진=크레이그 칸 ⓒ 조희찬 기자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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