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vs 토트넘, 절대 없다!…오피셜 공식발표 "정말 많은 선택지 있었지만" SON 선언→LAFC 이적 비하인드 공개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손흥민이 지난 17일(한국시간) 토트넘이 공개한 ''손흥민과 토트넘, 그 마지막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적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약 14분 분량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는 손흥민이 직접 출연해 이적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털어놓았고, 손흥민이 동료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모습과 최근 홈구장을 방문해 팬들과 재회한 장면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카메라 앞에 앉은 손흥민은 담담한 말투로 "팀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겠다는 결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계속 남는다면, 팀에도, 제게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손흥민은 앞서 8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을 떠나겠다고 직접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질문받기 전,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여름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거에 대해서 먼저 기자회견 전에 드려야 할 것 같다. 내일 즐거운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즐기겠다”고 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다음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전을 끝으로 토트넘 공식 일정을 마쳤다. 토트넘 동료들을 떠나보낸 그는 5일 미국 LA로 건너가 7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LAFC) LAFC 입단식을 진행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10년간 토트넘에서 구단 통산 454경기 173골 96도움을 기록했다. 구단에 17년간 없었던 우승을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안긴 그는 10년간의 헌신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났다. 

손흥민에게도 유로파리그 우승은 개인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이었다. 함부르크, 바이엘 레버쿠젠(이상 독일)을 거쳐 토트넘으로 이어지면서 단 한 번의 우승도 없었던 그는 유럽대항전 우승으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에게 따라붙었던 '무관'의 꼬리표를 뗐다. 

더불어 주장으로 트로피를 들었다는 점에서도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길 자질이 있었다. 지금까지 토트넘 역사상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은 앨런 멀러리(1971-1972 UEFA컵)와 스티브 페리맨(1983-1984 UEFA컵) 그리고 손흥민까지 단 3명이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팀을 떠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빌바오에서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다큐멘터리에서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내 곁에는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만 있었다"라며 "나는 편안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게 잘 맞지 않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또 "내가 정말 신뢰하는 분들에게 의견을 많이 물어봤고, 모두 내 결정을 진심으로 기뻐해 줬다.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 지지해 준다고 했다"라며 "그래서 결승전 이후에 클럽에 내 뜻을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타이밍이 완벽했다.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빌바오였고, 토트넘 커리어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고 생각했다.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그 경기에서 말이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어 다른 유럽 구단으로 이적하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그는 "(이적) 선택지는 정말 많았다. 하지만 나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토트넘을 그만큼 정말 존중하고 다른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토트넘을 위해서만 뛸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 뒤,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LAFC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만들었다. 드니 부앙가와 판타스틱 듀오를 만들며 LAFC를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비록 토마스 뮐러의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벽에 가로막혀 조기에 우승 도전을 마감했지만, MLS는 손흥민이라는 슈퍼스타를 얻었다. 



그렇지만 토트넘과의 유대감은 여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경기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토트넘을 떠나 토트넘 현지 팬들과 인사할 기회가 없었다. 그는 토트넘 방문을 요청하며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 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적절한 기회를 가졌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방문에 맞춰 북런던에 영원히 남을 벽화를 팬 자문위원회와 조율하며 제작했다. 

손흥민은 "안녕 여러분. 내가 여기 왔다. 여러분이 날 잊지 않았기를 바란다. 정말 놀라운 10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난 항상 스퍼스다.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이곳은 언제나 내 집이다.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겠다. LA도 언제든 방문해달라. 그러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감사 인사와 작별의 말을 전했다. 

손흥민은 이제 다시 유럽 무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토트넘과 공식 경기를 치를 일이 없다. LAFC와 토트넘이 프리시즌에 만나지 않는다면 손흥민이 토트넘과 맞대결할 일은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