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 매체가 이승우의 바르셀로나 징계 시절을 회고했다.
최근 그가 전북 현대에서 프로 커리어 첫 우승을 일궈낸 가운데 중국 매체가 "한국의 리오넬 메시가 마침내 처음으로 트로피 들어올릴 순간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승우는 지난 2010년 서울 대동초등학교를 남아공에서 열린 다농 네이션스컵에서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12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후 201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하면서 '한국인 1호 바르셀로나 선수' 꿈을 키웠다. 2012-2013시즌엔 카데테B에서 12경기 21골이라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뽐내며 '코리안 메시'로 주목받았다.
세계적인 재능이 모인다는 바르셀로나에서도 눈에 띄는 공격포인트 능력을 선보였다.
이승우의 꿈은 2013년 초 제동이 걸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승우를 포함한 바르셀로나 유스 선수 6명에 대해 공식 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린 것이다.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로 성장한 구보 다케후사도 해당 명단에 포함됐다.
FIFA는 만 18세 미만의 선수의 경우, 부모가 축구와 관계 없는 일에 종사하며 현지에 체류할 때만 선수의 해외 이적을 허락한다. 주로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선수들이 어린 나이부터 축구에만 매달리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 규정이다. 이승우 등은 기숙사 등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큰 탈 없이 축구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었으나 FIFA는 봐주지 않았다.
이승우 등 유럽 출신이 아닌 바르셀로나 유망주들은 이후 공식전에 나서지 못하면서 성장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친선대회에 나설 때마다 두각을 나타냈지만 아무래도 선수들의 집중력이 정규리그보다는 떨어졌다.
평소엔 바르셀로나 훈련장 '라 마시아'에서 훈련만 했다. 이승우의 경우 1998년 1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2016년 1월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이승우는 2016년 징계가 풀린 뒤 후베닐A 선수들이 참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에 나서 다시 경기 감각을 키웠다. 8강에서 결승포를 터트리고 이듬해 바르셀로나 성인 2군팀인 B팀 공식 경기 데뷔전까지 치렀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전 환상적인 50m 드리블 이은 득점포를 넣는 등 화려한 플레이로 시선을 모았다.
같은 해 8월 베로나와 계약하면서 안정환에 이어 한국인 2호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 입성했다.
지난 30일 중국 매체 '넷이즈'는 "이승우는 한국에서 '메시'로 불렸다. 그러나 FIFA 징계가 성장 속도를 느리게 하는 이유가 됐다"며 지난 8월 스페인 언론이 제기했던 이승우 징계 뒷얘기를 소개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지난 8월 바르셀로나 1군 선수들이 한국에서 친선 경기를 뛰고 나서 자신들 기다리던 이승우와 기념촬영한 일을 소개한 뒤 이승우를 FIFA에 제소한 이들이 바로 한국인이었다고 주장했다.
'넷이즈' 역시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넷이즈는 "한국인이 FIFA에 지속적으로 제보해서 바르셀로나 유스 선수들이 뛰지 못했다. 이승우도 뛰지 못했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