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KBO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앤더슨은 지난달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다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10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날 앤더슨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패트릭 위즈덤을 삼진 처리했고, 후속타자 김선빈에게도 삼진을 솎아냈다. 앤더슨의 올 시즌 200번째 탈삼진이었다.
이로써 앤더슨은 KBO리그 역대 18번째 단일시즌 200탈삼진을 달성했다.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구단 역사상 단일시즌 200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2001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215탈삼진), 올해 앤더슨 단 두 명뿐이다.
또한 앤더슨은 139이닝 만에 200탈삼진을 만들면서 최소이닝 200탈삼진이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종전 기록은 올해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의 144⅓이닝이었다.
앤더슨은 "그런 기록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서 그냥 '200탈삼진을 잡았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했다"며 "내가 타자보다 더 좋은 선수라는 생각을 갖고 던졌기 때문에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앤더슨은 지난 시즌 초반 로버트 더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에 합류했다.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했으며, 후반기에만 7승을 올렸다. 앤더슨의 2024시즌 최종 성적은 24경기 115⅔이닝 11승 3패 평균자책점 3.89.
가장 눈에 띄는 건 탈삼진이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앤더슨은 지난해 탈삼진 158개를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은 12.29개로, 지난해 100이닝 이상 채운 투수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앤더슨은 지난해 11월 SSG와 총액 120만 달러(연봉 115만 달러, 옵션 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당시 SSG는 "앤더슨이 외국인 투수의 중요 요소인 삼진 능력으로 리그 1선발급의 구위를 검증했다"며 "스프링캠프부터 선발 빌드업 과정을 거쳐 2025시즌 더 긴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해 재계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SSG의 기대는 현실이 됐다. 앤더슨은 1일 현재 25경기 144⅓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2.12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탈삼진 206개를 기록하면서 이 부문 선두인 폰세를 14개 차로 추격하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은 12.85개로, 리그 전체 1위다. 이 부문 2위는 폰세(12.56개)다.
선수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앤더슨은 "폰세와의 탈삼진 경쟁이나 폰세의 삼진 페이스 같은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라운드에 나와서 야구를 하는 건 다 똑같다. 폰세와 함께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규시즌 123경기를 소화한 SSG는 61승58패4무(0.513)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4위 롯데 자이언츠, 5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가 없는 상황이라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특히 최근 SSG 국내 선발진이 부진하고 있어 외국인 투수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분명 부담감이 있지만, 남은 시즌에도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싶다는 게 앤더슨의 생각이다. 그는 "매일 똑같은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앤더슨은 2일 문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다시 한번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키움의 선발투수는 C.C 메르세데스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