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팀을 떠난 토트넘 홋스퍼가 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공격진 보강에 나서며 본격적인 리빌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근 손흥민의 대체자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브라질 출신 윙어 사비뉴를 원한다는 보도에 이어 크리스털 팰리스의 핵심 공격 자원인 에베레치 에제 영입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최고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에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토트넘으로의 이적을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에서 10년간 활약하며 454경기 173골을 기록한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완전 이적하며 구단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손흥민은 팀에서 상징적 존재였기에, 그의 이탈은 토트넘 공격진에 큰 구멍을 남겼다.
여기에 더해 최근 프리시즌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시즌 대부분을 소화하지 못하게 됐고, 데얀 쿨루셉스키 역시 무릎 수술로 복귀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이은 악재들이 토트넘에 공격 전력 재편의 절박함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지난 8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에서는 0-4 대패라는 뼈아픈 결과까지 나와 새 시즌 토트넘 팬들의 걱정만 키웠다.
따라서 토트넘은 손흥민 공백을 메우기 위해 먼저 맨시티의 브라질 윙어 사비뉴 영입을 추진 중이며, 별도로 에제 영입 협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제는 팰리스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모두 소화하고 있는 매우 다재다능한 선수로, 개인기와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공격 포인트 생산에 특화된 선수다.
2020년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팰리스로 이적한 이후 꾸준히 성장한 그는 특히 2023-2024시즌에는 모든 대회 11골 6도움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엔 14골 12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특히 지난 시즌 팰리스가 1905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일궈낸 2025년 FA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또한, 최근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리버풀을 꺾고 또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에제는 2023년 데뷔 이후 11차례 대표팀에 발탁됐으며, 2024년 UEFA 유로 2024에도 참가해 유럽 정상급 선수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에제 역시 토트넘 이적에 망설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로마노에 따르면, 에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데, 토트넘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면서 이적 매력이 한층 높아졌다.
에제의 팰리스 계약에는 약 6800만 파운드(약 1271억원) 상당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으나, 이는 8월 15일 만료돼 현재는 클럽 간 협상으로 이적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 때문에 토트넘은 이적료 협상 여지를 갖고 있으며, 팰리스 역시 에제 이적의 경우 상당한 금액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토트넘의 북런던 지역 라이벌 아스널 역시 에제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스널은 현재 레안드로 트로사르, 리스 넬슨, 파비오 비에이라 등 다수 공격 자원을 이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어 당장 에제 영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아스널은 에제를 가장 선호하는 클럽으로 평가받지만, 현재는 선수 매각 작업이 우선"이라며 "이런 지연이 토트넘이 에제 영입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팰리스는 최근 UEFA 및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와의 유럽대항전 참가권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2025-2026시즌 유로파리그가 아닌 콘퍼런스리그에 출전하게 됐다. 따라서 팰리스는 주전 선수들을 이적시켜야 하는 재정 압박도 받고 있으며, 에제의 잔류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에제는 토트넘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될 경우, 매디슨이 남긴 창조적 플레이 메이커 자리를 메울 수 있다. 또한,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좌우 윙어 역할도 소화할 수 있어, 손흥민이 떠난 왼쪽 측면을 포함한 공격 전선을 강화하는 옵션이 될 수 있다.
현재 토트넘 공격진에는 신예 윌슨 오도베르, 마티스 텔, 모하메드 쿠두스 등이 있지만 경험과 안정성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에제와 사비뉴 영입에 성공한다면, 두 선수는 프랭크 감독의 중장기 공격진 주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토트넘은 두 선수 영입 자금으로 이적료만 2500억원 정도를 추산하고 있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14일 이탈리아 우디네세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파리 생제르맹(PSG)과 UEFA 슈퍼컵 경기를 치른다. PSG는 창단 이후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며,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17년 만에 유럽 대항전 정상에 복귀했다.
이 경기는 토트넘이 손흥민 이탈과 매디슨 부상 등으로 불안해진 공격진을 점검할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파브리치오 로마노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