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27 06:08 / 기사수정 2008.12.27 06:08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박싱데이(Boxing Day)’ 최고의 경기가 열렸다. 27일 새벽(한국시간) 박싱데이 마지막 경기로 펼쳐진 아스톤 빌라와 아스날간의 ‘빅4 싸움’은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패색이 짙었던 아스톤 빌라는 후반 추가시간 수비수 제트 나이트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4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날 두 팀 간의 경기는, 중세 말기 영국과 프랑스 간에 벌어진 백년전쟁(Hundred Years' War)을 연상케 했다. 단순히 치열했던 경기 내용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4위 싸움에 중요한 결전 될 이번 승부에 양 팀은 상당히 대조되는 선발 명단을 꾸렸고 이는 마치 국가 대항전 같았다.
프리미어리그 팀 중 가장 자국 선수가 적은 아스날은, 선발 명단을 모두 외국인으로 구성했다. 그 중 대부분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조국인 프랑스 출신 선수들로 채워졌는데, 갈라스-실베스트르-사냐-디아비-나스리 등 절반에 가까운 선수가 프랑스 국적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여기에 좌측 풀백인 클리쉬 마저 선발 출전했다면 50%를 넘길 수도 있었다.
반면, 아스톤 빌라는 무려 9명의 자국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나이트-데이비스-루크 영-레오 코커-베리-시드웰-애슐리 영-밀너-아그본라호르까지, 이정도면 잉글랜드 대표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펠로 감독이 “아스톤 빌라 선수들로 인해 행복하다.”라고 했던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빅4 진입의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는 아스톤 빌라 선수들의 의지는 매우 강해 보였다.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아스날 선수들이 패스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발이 빠른 애슐리 영과 아그본라호르를 활용해 아스날의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그러나 참으로 운이 따르지 않는 아스톤 빌라였다. 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시드웰이 시도한 헤딩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왔고, 10분에는 공격 가담에 나선 데이비스가 본업인 수비적 역할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머리를 활용해 볼을 걷어내고 말았다. 물론 데이비스는 아스날 골문을 향해 헤딩 슈팅을 노린 것이었다.
아스톤 빌라의 불운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루크 영의 대포알 슈팅은 알무니아의 수퍼 세이브에 막혔고 19분 아그본라호르의 날카로운 슈팅에 이은 시드웰의 쇄도는 갈라스의 몸에 맞으며 무산되고 말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33분 밀너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알무니아의 품에 안겼고 36분 데이비스의 터닝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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