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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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돌아온 두두의 '행복한 기록 행진'

기사입력 2008.04.14 06:26 / 기사수정 2008.04.14 06:26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두두가 돌아왔습니다. 떠날 때의 아쉬움은 저 멀리 던져버리고 다시 성남의 노란 유니폼을 입은 그의 표정은 처음 성남에 왔던 그 때처럼 밝기만 합니다. 네 경기 연속 골,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국내 선수가 아닌지라 그는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덜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4경기 연속 골이라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에게 몇 명의 기자들이 관심을 보였고 90분을 내내 달려 피곤할 텐데도 두두는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열심히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열심히 대답해주었죠. 그리곤 경기장을 찾은 아내와 아들 라비에게 기쁨의 키스를 건넸습니다.

두두가 성남을 떠나갈 때 그를 두 번 다시 성남에서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떠나간 방법이 조금은 옳지 못했었거든요. 지금 굳이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 팀에 녹아들고 있는 그에게 누를 끼치고 싶음은 아닙니다. 다만, 그도 그의 계약을 담당하는 누군가의 말을 믿고 그대로 실천했을 뿐이겠죠. 그를 원망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게 성남을 떠나간 후에도 그는 종종 성남 탄천 종합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가끔 관중석에서 마주칠 때면 기자는 서운한 마음에 마주치고도 인사를 건네지 않으려 할 때가 왕왕 있었습니다. 기자야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항상 만면에 미소를 띤 채로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건네곤 했습니다. 보통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하는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그는 항상 어설프게나마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건넵니다. 그런 그를 보고 있자니 그 동안의 미움도 싹 사라지고 말더군요.



성남의 유니폼을 벗고 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뒤 그는 부상의 악몽에 시달려야했습니다. 부상을 당하면서 그는 자신감을 잃었고, 그와 마찬가지로 서울의 그라운드에서 점점 설 곳을잃어갔습니다. 그 와중에 성남은 이따마르를 멕시코로 이적 시켰고, 잃어버린 모따의 짝으로 두두를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성남으로 돌아온 후, 그의 몸은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운동을 쉬면서 늘어버린 몸무게를 완벽하게 되돌리지 못한 상태로 시즌은 시작되었고, 그는 조금은 무거운 듯 한 몸으로도 물찬 제비마냥 그라운드를 누볐습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엮어 나가기 시작한 골이 어느새 네 경기 연속 골이라는 작지만은 않은 기록으로 남았죠. 이 기록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이 날 모따의 첫 골을 도운 두두는 모따의 젖병 세리머니에 동참했습니다. 모따는 얼마 전 아들을 득남했고, 골을 넣은 뒤 기뻐하며 방송 카메라를 찾아 젖병 세리머니를 선보였습니다. 그가 세리머니를 마칠 때까지 뒤에서 예의 그 미소로 활짝 웃으며 기다리던 두두는 모따가 몸을 돌려 자신에게 달려오자 모따가 했던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하며 친구의 골을 함께 기뻐했죠. 그렇게 모따와 두두는 궁합이 잘 맞습니다. 이번 시즌 초반 모따의 부진 아닌 부진이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두두의 활약이 컸었죠. 

경기가 끝난 뒤 두두는 '성남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고 내게 가장 잘 맞는다. 성남이 가장 편하다.'라는 말로 돌아온 친정팀에 대한 애정을 맘껏 표현했습니다. 비록 소박맞아 돌아왔다 할지라도 돌아와 이토록 멋진 활약을 보일 수 있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뛰쳐나가 잘 돌아왔다고 보듬어 안아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지금, 네 경기 연속골도 무척이나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은 비단 기자 한사람 뿐만은 아닐 테지요. 돌아와줘서,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줘서 참 고맙습니다. 브라질 특급 모따와, 그리고 무서운 신예 조동건과 그가 성남의 공격을 끝까지 책임져 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한없이 연호하는 팬들의 목이 전부 쉬어버릴지라도 말이죠.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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