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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이지훈 "전지현과 어울린다는 댓글, '좋아요' 눌렀죠"

기사입력 2017.02.08 16:30 / 기사수정 2017.02.08 16:14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육룡이 나르샤'로 시작해 '푸른 바다의 전설'로 마무리를 하기까지, 배우 이지훈의 2016년은 누구보다 바빴다. 사극의 왕 역할부터 단막극의 고등학생,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의 악역까지 맡는 장르와 캐릭터도 다양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 종영 후 진행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지훈은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매 순간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지난 해를 회상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역할로는 KBS 드라마스페셜 '전설의 셔틀'의 강찬 역을 꼽은 이지훈. "코미디다보니까 계속 재미있는 생각을 해야해서,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 '푸른 바다의 전설'도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어 할 수 있을 때 학생 역할을 해야한다. 교복 모델이 꿈이다"며 "아직 교복이 잘 어울리지 않나?"라고 농담스레 되묻기도 했다.

이지훈은 '마녀보감'의 선조 역할로 연기력을 재평가받기도 했다. 무능하고 나쁜 왕으로 기록된 선조지만 그 이면에 있던 인간 선조의 모습을 재연하며 호평을 받은 것. 그는 "시놉시스를 보는데 선조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다. 역사 속 선조의 과오를 옹호하려는 건 아니지만, 인간이기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이유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선조를 연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에서 왕으로 나온 최민식 선배님과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참고해서 연구했다. 보통 왕은 용상에 앉아서 잘 안움직이는데, 내가 생각한 선조는 좀 달랐다. 제스쳐나 행동들에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며 초조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설민석 선생님 강의를 보며 선조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했다"고 선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들에 대해 말했다.

'마녀보감'에서 보여준 오열 연기는 그를 '푸른 바다의 전설'에 출연하게 한 일등 공신이다. 진혁 감독과 박지은 작가 모두 이지훈의 오열 연기를 보고 감탄했다는 것. 이후 현장에서 연기도 보여주고,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허치현 역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수많은 히트작품을 만들어 낸 스타 감독과 스타 작가와의 작업이 그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사실 이전 작품들에서는 감독님이나 작가님께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다. 왠지 주인공들만 말을 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진혁 감독님과 박지은 작가님은 그런 생각을 깨주셨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연기자들과 늘 소통하시는 분이셨고, 항상 웃으며 현장을 이끄셨다. 작가님께서는 대본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나의 해석이 맞는지 물어보면 밤이든 새벽이든 늘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다. 쫑파티 때 술의 기운을 빌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 그는 전지현, 이민호라는 최고의 톱스타들과 함께 연기를 했는데. 이지훈이 기억하는 두 사람은 톱스타라기보다는 수더분한 누나고 형이었다. "원래 내 성격이 형 누나들에게 애교부리는 걸 좋아한다. 두 사람 다 털털하고 장난끼 많은 동네 형이나 누나 같았다. 민호 형이랑은 축구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졌고, 지현 누나한테는 패션 이야기나 연애 이야기를 하며 친해졌다. 그리고 두 분 다 연기를 잘 하시니까, 많이 배우며 유쾌하게 촬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장 친구같은 배우로 극 중 허치현의 엄마로 나온 황신혜를 꼽았다. "신혜 누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친구같았다. 둘이서 매일 '엄마랑 아들이랑 붙는 신이 더 많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둘이 함께 나오는 마지막 신을 찍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오히려 누나가 '또 보면 되지' 이러면서 최정우(허일중 역) 형님과 단체 카톡방을 만드셨다. 그래서 촬영이 끝난 뒤에도 가족처럼 같이 모여서 놀러가고 그랬다. 너무 재미있다."

극 중에서 많이 엮이지는 않았지만 허준재(이민호)를 짝사랑하는 차시아 역할로 나온 신혜선과는 데뷔작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드라마 대본 리딩 현장에서 만났을 때 뭉클했다. 어려울 때 함께하던 친구가 둘 다 로또를 맞아서 같은 땅을 사러 온 느낌이라고할까. 혜선이나 나나 진지하게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 혜선이한테 '앞으로도 사고치지말고, 진짜 열심히 이 길로 가자'고 말했다."

이렇게 이지훈에게 많은 사람들은 남긴 '푸른 바다의 전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이지훈이 가장 크게 얻은 점은 바로 악역도 가능한 배우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남긴 것이다. 이지훈이 연기한 허치현은 겉으로는 누구보다 젠틀한 재벌 2세지만 검은 속내를 가지고 있는 악역이다. 그는 허치현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 의상부터 헤어스타일, 입술의 색까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노력한만큼 시청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나에 대한 반응들을 다 읽어봤다. '길에서 허치현 보면 소름 돋을 것 같다', '이민호보다 허치현이 좋다', '허치현 죽는 연기할 때 소름', '이지훈 죽는 연기 베스트 안에 든다' 등 이런 댓글들이 기억에 남는다. 또 '치현이랑 청이랑 더 어울린다' 이 댓글에는 나도 좋아요를 눌렀다. 댓글들을 보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한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 된다."

그가 언급한 댓글에도 나오듯이 극 중 허치현의 결말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돈을 위해서라면 사람도 죽이는 엄마와 그를 닮아간 아들 허치현. 자살을 결심히며 '어머니 당신을 저주합니다'라고 내뱉은 허치현의 대사와 원망섞인 표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지훈 역시 "결말이 죽음이었지만, 대사에 담긴 말의 의미가 좋았기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엄마의 행동에 의문을 품지만 결코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아들, 새아빠와 가족이 되고 싶었지만 친아들 허준재의 존재를 이길 수 없는 열등감을 지닌 존재, 심청(전지현)에게 순수한 호감을 드러낼 줄 알지만 허준재(이민호)에게 망설임없이 총도 당길 수 있는 사람. 복합적인 허치현을 표현하며 이지훈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선했던 사람이 자기 의도치 않게 악으로 변해 결국 파멸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젊은 친구가 파멸로 가는 걸 보여주면서 어떤 사람은 '나쁜 놈은 벌받는다'고, 또 다른 사람은 '안타깝다'고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하나의 인물을 보고 다양한 걸 느끼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①] 이지훈 "전지현과 어울린다는 댓글, '좋아요' 눌렀죠"
[XP인터뷰②] 이지훈 "올해는 상 한 번 받아보고 싶어요"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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