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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이 밝힌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모든 것 (종합)

기사입력 2017.02.07 12:32 / 기사수정 2017.02.07 12:42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영화인들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가담한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영화인 선언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준, 가칭) 주최로 임시 공동대표인 고영재, 안영진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영재 대표는 “세월호 국면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는데 세월호 이전에도 있었다”며 “‘천안함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사태다. 문재인, 박원순을 지지했던 이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 일련의 모든 것들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말했다.

발언에 나선 김철민 감독은 “세월호 지지 촉구 서명에 함께했단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며 “영화를 만들고 상상만 했던 일들, 주변에서는 농담 삼아 했던 이야기인데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이 일어났다. 최근 언론에서 알려진 사건을 보며 상상보다 더한 현실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감독은 “블랙리스트 명단에 있는 감독의 영화를 상영한 것을 문제시 한 것 같다”며 “말도 안 되는 것이 일어난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넘어간다면 그냥 현실이 되어버리는 생각을 들었다”고 나서게 된 것에 대해 말했다.

김선 감독은 자신의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의 제한 상영가 판정에 대해 “살인 무기 같은 영화라 했다”며 “반민주적으로 상영 제한을 한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상식을 벗어난 사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선 감독은 “문화 퇴행적이고 상식을 벗어난 문화 행태들이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도 발언에 함께 했다. 백승우 감독은 “다양성 영화 1위를 했다”며 “상영관이 늘어날 것이라 했는데 내려야 한다고 하더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화보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본적인 화가 나려면 상황이 이해가 돼야 하는데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아마도 ‘천안함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법적 대응을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감독은 “해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없으면 좀 부실하지 않나 감정이 들 만큼 도약을 했고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영화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가 고급 문화로 성장하려 했다. 드러난 것부터 빨리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촉구하지 않아도 당연히 드러나야 할 일이고 치료받아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 측 역시 민간의 지원으로 재개관 된 역사에 대해 설명하며 독립영화의 지원에 대해 촉구 함과 김세훈 위원장의 사퇴와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도 마이크를 잡았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무서운 게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경우는 조폭에서 하는 행태일텐데 한 번 찍히면 반드시 보복을 한다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며 “‘다이빙벨’을 상영한 그 해부터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싸웠다. 집요한 보복이 단순한 지원을 끊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 프로그래머는 “개인적으로 복수하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어 시네마 달의 김일권 대표가 발언에 나섰다. 그는 “김세훈 위원장 취임이 2014년 12월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이빙 벨’ 사태 이후에 예술영화관들에 대한 탄압이 이루어지고 예술 영화관에 대한 지원이 끊겼다”며 “실질적으로 독립영화들을 탄업하고 실행했던 범법자의 책임자다. 그래서 구속 수사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상진 앳나인 대표는 “당연히 블랙리스트에 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회사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 자체는 충격이었다”며 “제 스스로 봤을 때는 불이익을 받은 부분은 없다. 지원금을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 문제가 많은 정책에 들어가서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제 자체가 용납되지 않았다. 저는 괜찮지만 저와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들, 부모님들을 생각할 때 죄송했다. 동료들에 대한 그런 부분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진 대표는 “그 역사가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감독 조합을 대표해 ‘베테랑’, ‘군함도’ 등의 류승완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다. 류승완 감독은 “감독들이 이 사태를 맞이하며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국가가 생각을 통제하려 하는 것 같다”며 “자유롭게 생각하고 얽매이지 않고 만들어내는 것이 저희들의 재산인데 모든 것을 빼앗아가려 하는 것이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은 영화제에서 곤란을 겪었던 이야기를 전하며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사실 놀랍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이 사태를 그냥 지나치게 된다면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단호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제대로 된 처벌을 원하고 감독조합도 같은 뜻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발언을 마친 뒤 영화인 1052인을 대표한 각 단체별 대표 5인은 선언문을 낭독했다. 

지난 1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방해와 평점 조작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난 바 있다. 이에 조윤선 전 장관과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구속됐지만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 = 최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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