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1.24 15:27 / 기사수정 2008.01.24 15:27

2000년 프로야구 선수 협의회와 구단, 한국야구위원회(KBO) 간의 마찰 이후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경제적 측면, 이윤 문제가 현대 유니콘스 해체 위기로 인해 또 한 번 대두되고 있다. 당시 구단들은 장부 상의 적자를 내세워 '프로야구단은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이론을 내세웠고 이는 2004년 9월 터진 '병역 비리'와 함께 프로야구 이미지를 조금씩 갉아 먹었다.
물론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니다. 적지 않은 적자를 감수하고 그룹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프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성에 중점을 둔 야구계가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대만의 프로야구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 대만 라뉴 베어스에서 활약한 뒤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좌완 게리 레스(34. 사진)의 사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레스의 퇴단 사유는 무릎 부상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대만은 폭력단이 개입된 '승부 조작'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무대다. 한 집단이 레스에게 '고의적인 패배'를 해달라며 지시했고 레스는 이를 거부, '무릎이 좋지 않다.'라는 거짓말로 시즌 막판에는 거의 활약을 하지 않았다. 이는 한 두산 팬과 레스와의 이메일에서 밝혀졌다.
선수들의 연봉이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다면 '승부 조작'의 검은 그림자가 돋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만은 야구단 또한 경제성을 앞세운 '경제 집단'이다. 따라서 선수들의 연봉도 그다지 높지 않다. LA 다저스 출신으로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타자 첸진펑(31. 라뉴)의 연봉은 우리 돈으로 2억 7천만 원 가량이다. 이 액수가 대만 리그 선수들의 연봉 중 최고액이다.
상대적으로 박봉에 시달리는 대만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휘말릴 가능성은 크다. '마수'를 떨쳐내도 폭력단의 '주먹'이 그들을 기다린다. 대만 리그는 그에 대해 '영구 제명' 조치 등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경제력에서 선수들을 구해낼 수 없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앞으로 '프로야구의 물리적 이윤'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는 선수들의 몸값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치가 어떻게 되든 가장 큰 피해는 선수들이 입는다. 높아진 잣대를 앞세워 터무니 없는 고액 연봉을 희망하는 케이스도 있으나 이는 구단들이 설정한 금액으로 인해 선수들의 눈높이가 점점 더 높아진 이유가 더 크다.
선수들 모두에게 프로야구 무대는 '평생직장'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일반 회사원처럼 퇴직금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없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가 단시간 안에 방출당하는 안타까운 유망주의 경우, 그들은 대학 리그에서 뛸 수 조차 없다. 야구를 떠나 새 길을 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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