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류민규 기자] 아스널은 24일 선덜랜드와의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만 얻으며 4위(64점)를 유지했다. 그리고 25일(한국시간) 레스터가 스완지를 상대로 4-0 대승을 기록했다. 리그 3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아스널과 레스터의 승점 차이는 12로 벌어졌다.
이로써 아스널은 리그 12년 연속 무관을 산술적으로도 확정지었다. 몇 년째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3위 아니면 4위, 이번 시즌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한쪽에서 이제 벵거 감독과 이별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불이 꺼지지 않는 ‘부상병동’
이번 시즌에도 아스널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계속됐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카솔라가 장기부상으로 빠지자 팀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에이스 산체스도 부상을 피해갈 수 없었다. 산체스는 약 두 달여간의 부상복귀 후 부상여파로 한동안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체흐, 웰백, 체임벌린, 코시엘니, 램지, 코클랭 등 여러 주전급 선수들도 짧고 긴 부상으로 경기에서 이탈한 이력이 있었다. 부상 없이 꾸준히 출전한 선수는 외질, 베예린, 몬레알이 유일하다. 지금 우승경쟁을 하는 레스터와 토트넘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는 경우는 몇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골 침묵
이번 선덜랜드전에서 오랜만에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는 또 다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1월 14일 리버풀전 2골 이후로 리그 14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지난 2월 부상에서 복귀한 웰벡도 단 3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톱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월콧도 리그 26경기 5골에 불과하다. 특히 지루의 부진은 아스널이 우승경쟁에서 뒤처지는데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아무리 ‘도움왕’ 외질이 밥상을 차려줘도 밥을 스스로 떠먹을 수 있는 공격수가 없었다.
매 시즌 반복되는 아스널의 쳇바퀴
벵거의 전술적 철학은 분명 달콤하다. 이를 바탕으로 무패우승까지 기록했다. 이번 시즌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오랜만에 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 같았던 벵거의 아스널은 또 다시 단점을 노출했다. 바로 핵심 선수의 부상과 부진이다. 이번 시즌 전술의 핵심인 카솔라가 장기부상으로 빠지자 팀이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표를 찍어야 할 공격수들이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으로 빠졌다. 매 시즌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런 아스널을 두고 지난 22일(한국시간) 아스널의 레전드인 앨런 스미스는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벵거가 팀을 개선할 수 있을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의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팀에 너무 오래있었다.”고 말하며 벵거의 아스널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달았다.
이번 시즌 아스널은 라이벌 팀인 토트넘보다 21년 만에 낮은 순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토트넘은 우승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벵거가 팬들에게 더욱더 많은 비난을 받는 이유이다. 그리고 아스널은 5위 맨유와 한 경기 더 치르고 5점 차로 앞서 있다. 아직 4위권도 안정적이지 않다. 자칫 더 삐끗한다면 4위권에서 밀려날 수 있다. 이제 남은 3경기에서 벵거의 아스널은 최소한의 자존심인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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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