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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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침묵 깬' 윤성환·안지만, 형식이 전부였던 사과

기사입력 2016.04.04 06:00 / 기사수정 2016.04.03 18:48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이종서 기자]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야구에만 전념해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습니다."

3일 오전 10시.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투수 윤성환, 안지만이 1군 훈련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한국시리즈를 앞둔 삼성에 뜻밖의 재앙이 불어 닥쳤다.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모두 도박 혐의로 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결국 삼성은 선발 에이스, 중간 , 마무리 투수가 빠진 채로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결국 우승을 두산에 내줬다.
 
그리고 5개월 후. 법원으로부터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받은 임창용은 삼성 방출 후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윤성환과 안지만은 여전히 경찰 수사가 답보 상태를 이어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구단에서 징계를 내릴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무작정 복귀를 추진하기에는 팬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그러던 중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핵심 피의자가 외국에서 입국하지 않아 진행이 늦어져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 보호를 위해 참고인 중지를 시키든지 빨리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에 임창용의 KIA 입단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삼성은 조금씩 윤성환과 안지만의 복귀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28일 미디어데이에서 "계속해서 경찰 수사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선수들의 생명을 생각해서라도 이 선수들을 기용해야할 것 같다. 나중에 경찰 결과가 발표나면 그 때 조치를 취하겠다"며 "안지만은 개막 3연전 중 1군에 등록시킬 예정이고, 윤성환은 그 다음주에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그리고 3일 이들은 1군에 합류했고, 류 감독의 계획대로 안지만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윤성환은 6일 kt전 선발로 낙점됐다. 이 둘의 복귀가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복귀에 앞서 윤성환과 안지만은 사과 기자 회견을 했다. 굳은 표정으로 구장 내 실내연습장에 마련된 공간에 들어선 둘은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윤성환이 대표로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야구에만 전념해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둘은 퇴장했다. 약 반 년간 이어오던 침묵을 깬 것 치고는 매우 짧은 순간이었다. 이들은 결백을 주장하지도 않았고, 도박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해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죄인지 유죄인지 여부는 사법부에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도박 혐의에 휩싸인 사실만으로도 크게 실망감을 느낀 프로야구 팬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는 충분히 느끼기 어려웠다. 
 
기나긴 침묵을 깼다. 그러나 여전히 뒷맛은 여전히 개운치는 않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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