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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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종운 감독의 '4번 타자론'

기사입력 2015.07.15 12:17 / 기사수정 2015.07.15 12:2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청주, 이지은 기자] 롯데의 4번 타자는 오리무중이지만, 이종운 감독의 4번 타자는 명확했다. "제일 잘 치는 타자가 4번이라고 생각한다". 간단명료한 답이었다.
 
1번부터 9번까지 각 타자들마다 자신의 역할이 있지만, 그 중 누구도 4번 타자가 갖는 상징성은 가장 크다. 그야말로 그 팀 타자들 중 최고 에이스여야 차지할 수 있는 자리다. 홈런 한 방으로 기세를 뒤집을 수 있는 장타력도 있어야 하고, 중요한 찬스를 놓치지 않고 해결해내는 클러치 능력도 겸비해야 한다. 높은 타율은 물론 높은 타점 생성 능력까지 있어야 한다. 

롯데의 4번 실험은 여기서 비롯됐다. 14일 한화전 최준석은 손아섭에게 4번 자리를 넘겼다. 이날 이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준석이가 볼넷을 많이 얻어내며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게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다"라며 올시즌 4번 타자로 가장 많은 출전 경험을 가진 최준석을 두둔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숨길 수 없었다. "벤치 입장에서는 주자가 있을 때 치길 원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도 함께 붙었다. 

올시즌 내내 롯데는 4번 자리를 돌려막기 해왔다. 사실 타율과 홈런개수만 놓고 봤을 때 4번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는 강민호였다. 하지만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체력적 부담으로 인해 4번 자리를 주는 건 무리수라는 판단이 섰다. 최준석이 그나마 붙박이 4번 노릇을 해왔지만, 선구안에 비해 클러치 능력이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한 황재균을 4번에 넣어봤지만, 갑자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4일 경기는 복귀한 손아섭을 4번에 배치했다. 이제는 득점권타율이 가장 높은 아두치를 4번으로 놓자는 의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분간 이런 실험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 감독은 "4번은 열어놨다"며 계속 유동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자리는 선수들 그 자체에 달렸다. 이 감독은 "타순은 중요하지 않다. 4번이 되고 싶다면 누구든 4번타자 역할을 해주면 된다"며 "선수들이 보여주는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타선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누구보다도 속앓이를 하는 게 감독이다. "개인적으로 섭섭하다 해도 팀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오더를 짜야 되는게 감독의 입장이다"라는 말에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묻어났다. 전쟁의 장수,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사진=이종운 ⓒ엑스포츠뉴스DB]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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