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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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V.N.S] 올림픽예선 TV 중계 무산…왜?

기사입력 2012.05.25 09:42 / 기사수정 2012.07.20 03:11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2012 런던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 오는 7월 28일부터 열리는 2012 런던 올림픽의 전초전이다.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참가팀 중 3위 내에 들거나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기록해야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국내 배구 팬들은 이 중요한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지 못한다. 문자 중계나 현지에서 나오는 기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배구협회에 따르면 현재 일본 도쿄에서 진행 중인 런던올림픽 세계여자예선전과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세계남자예선전의 국내 중계 방송은 무산됐다.

대한배구협회는 "런던올림픽 예선전 중계는 국제중계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홍보대행사가 각국 참가팀의 방송사와 계약 후 이뤄지게 된다"며 "하지만 홍보대행사가 제시한 중계권료에 방송사들이 난색을 표명했고 편성에도 어려움이 따라 중계방송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23일 도쿄국립경기장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일본전 22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한국 여자 배구의 대들보'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은 무려 34득점을 올리며 '월드 클래스'의 존재 가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하지만 팬들은 이 감격스런 장면을 TV 중계로 보지 못했다.

엑스포츠뉴스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배구 팬들의 의견을 접수했다. 팬들은 '▲배구 올림픽예선전이 중계되지 않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에 대한 해결책은'이라는 2가지 질문에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배구 팬들 "대행사의 횡포가 문제, 경기 보고 싶다" vs "방송사 입장도 이해 간다"

국내 배구팬들은 김연경이 소속된 터키 리그 경기가 전혀 중계방송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나타냈었다. 게다가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예선전 중계까지 무산되자 불만은 극에 달했다.

tnwlwlsgus는 "올림픽 예선 중계를 안 하는건 아쉽다"며 "시청자들도 자꾸 보면서 접해야 눈에 익고 흥미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Eagles0003은 "일단 녹화중계라도 해야 한다. 특히 여자배구는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고 배구 비시즌 동안 이뤄지는 국제 경기다"며 "배구팬에게는 하이라이트나 소식만이 아닌 경기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bsw0925'는 "대행사의 횡포가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편성에 따른 어려움도 있었지만 중계권료가 높지 않았다면 최소한 주요 경기는 생중계할 수 있었다는데 대한 아쉬움으로 풀이된다.

'wook292'도 "흥행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 경기는 공공재의 성격으로 나라에서 규제를 하던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b8*****'은 "방송사의 입장이 많이 이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배구가 국제 경기라 할지라도 야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방송사 입장에서는 비싼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방송을 할 리가 없다. 게다가 시간까지 겹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9일 쿠바전과 20일 러시아전, 23일 일본전은 '국민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경기 시간이 겹쳤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부터 열리는 26일 태국전과 27일 페루전도 오후 5시부터 시작하는 프로야구와 시간이 겹친다. 7경기 중 최소 5경기다. 방송사들이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결책은 존재할까

대한배구협회는 "대표팀의 모습을 TV로 접하지 못하는 배구 팬 여러분의 분노와 아쉬움을 십분 이해한다"며 "현재 중계권 판매 대행사가 여자예선전 남은 경기와 남자예선전 중계 의사를 다시 한번 방송사에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남은 경기라도 중계된다면 다행이지만 중계권에 대한 부분은 향후에도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팬들은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을까.

'wook292'는 "아예 비인기종목이나 방송사에서 방송하지 않는 국가대표팀 경기의 전문 방송국같은 것이 공영으로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bsw0925'는 "중계 관련해서 방송사와 직접 협상해야 한다"며 "방송사의 인기 종목 위주 편성 관행도 타파해야 한다. 또한 배구협회의 적극적 방송중계 및 자체 인터넷방송 신설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국제대회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b8*****'은 "소수 배구팬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밝혔고 'tnwlwlsgus'는 "국가대표로서 대회에 나서는 건 사람들이 한층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올림픽 예선이라도 중계방송이 된다면 배구를 알리기에도, 팬들을 모으기에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국제 대회를 접하면서 국내 배구의 전체적인 인기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볼 수 있다.

KBSN 박미희 해설위원도  "해설가로서 이런 명승부를 중계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이런 경기를 많은 분들이 보셨다면 배구의 저변과 인식에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대한민국 남녀 배구대표팀이 런던행을 확정짓는다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다. 메달 획득에 성공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겠지만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는 자체로도 큰 영광이다. 만약 선수들이 런던행을 확정짓는 감격적인 순간을 접하지 못한다면 팬들에게도 불행이다. 선수들에게도 부담감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국민들의 관심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한국여자배구대표팀 ⓒ FIVB(국제배구연맹)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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