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성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장현성이 동기들과 함께 활동하는 소감을 전했다.
연극 '불란서 금고'에서 교수 역을 맡은 장현성은 89학번 서울예대 연극과 동기 장진과 39년 만에 한 무대에 만나게 됐다.
앞서 장진은 '불란서 금고'의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불편한 사람'으로 장현성을 꼽기도. 이에 대해 장현성은 "(장진이) 디렉션을 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하더라. 계속 조심스러웠던 건 아니다. 착해보이고 싶었던 걸까(웃음)"라며 절친한 친구이기에 할 수 있었던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불란서 금고'는 은행 건물 지하를 배경으로,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모인 은행 강도 다섯 명의 맞물린 욕망을 언어유희와 리듬감으로 풀어낸 블랙코미디. 맹인, 교수, 밀수, 건달, 은행원 이 다섯 인물은 무대 한가운데 놓인 금고를 두고 공연 끝까지 대부분 퇴장 없이 밀도 높은 대사를 주고 받으며 110분 간의 공연을 이끌어 간다.
극 중 교수는 냉철하고 원칙적으로 보이지만 숨겨야만 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을 감추기 위해 금고 속에 담겨있다는 어떤 물건을 얻기 위해 다른 인물들과 뜻을 함께한다. 교수 역을 맡은 장현성, 김한결은 개인의 딜레마를 설명하기 위한 독백신까지 있어 퇴장이 유일하게 없는 역할이다.

'불란서 금고' 장현성
교수의 긴 독백신은 공연의 진행에서 그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장면. 장현성은 이 장면 구성과 관련해 장진 연출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독백 때문에 '퇴장도 못한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연출의 신뢰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장현성은 '장진 표 말맛'을 위해 대사 템포를 끌어올리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더하며 작품을 완성해 갔다.
장진과 장현성 두 사람 모두 대학 졸업 후 일찍 연극계,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약 40년 만에 협업한다는 점이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현성은 "몇 번 함께할 뻔했지만 일정이 잘 안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극은 굉장히 미리 얘기하더라. 전화를 받았는데 대본을 새로 썼다면서 시간을 물어보더라. 그리고 딱 하는 얘기가 '신구 선생님이 하시기로 했어'였다"며 "영화 '대부'에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라는 대사가 있지 않나. 딱 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장현성, 장항준 감독
최근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등극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 역시 서울예대 연극학번 89학번 동기다. 장현성은 '왕과 사는 남자'에 특별 출연했다.
그는 특별출연에 그친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냐고 묻자 "그렇게 잘될 줄 몰랐다. 잘될 줄 알았으면 멱살을 잡고 (역할을 달라고 했을 텐데)"라며 농담했다.
이어 장현성은 "너무 사랑하는 친구의 진심을 그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장항준을 옆에서 많이 봐온 사람으로서 그 순수함에 입이 떡 벌어진다. 50대 중반인데 이렇게 철딱서니 없고 순수해서 어떻게 세상을 살지 싶을 정도다. 이 진심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게 좋더라. 세상이 각박해서 자칫하면 걱정하게 되는 캐릭터일 수 있는데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진심어린 축하를 전했다.
그러면서 장항준의 보답은 없었는지에 대해 "얼마 전에 만나서 얘기 많이 했다. 맥주 한잔했다"며 "본인이 인간이라면. 아직 정산이 안 됐으니까(웃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업계에서 학교 동기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저희 연극과가 한 학번에 120명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와서 업계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스태프까지 하면 10명 정도인데, 이것도 많은 거라 하더라. 감사한 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 수록 그런게 감사해지는 것 같다"며 "예전에 한석규 형이 세트장에서 다른 작품을 촬영하다 만나면 '그 촬영장엔 나보다 선배님이 누가 계시냐'고 꼭 물어봤다. 누구 계신다고 얘기하면 너무 좋아하시고 찾아와 인사를 드렸다. 저렇게 좋아할 일인가 했는데 제가 연차가 생기니까 나보다 선배들이 계시고 친구들이 남아있는게 고마운 일, 감사한 일라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에일리언컴퍼니, 장차, 파크컴퍼니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