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가수인가. 야구 선수인가. 첫 소절이 들리자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화 이글스 김태연이 비시즌 자신의 뛰어난 가창력을 앞세운 노래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본업인 야구로 더 큰 주목을 받아야 할 시간이다.
예전부터 빼어난 노래 실력으로 유명했던 김태연은 지난 겨울 KBS 음악 경연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가창력을 뽐냈다. 전문 가수 못지않은 김태연의 노래 실력에 많은 팬의 찬사가 쏟아졌다. 방송 뒤 온라인에 올라온 김태연의 노래 영상 조회수는 어느새 49만 회가 쌓였다.
최근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김태연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관련해 "처음 섭외 전화를 받고 고민했지만, 야구가 없는 기간에 팬들에게 재미를 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라는 사람을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좋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물론 수많은 방청객 앞에 나선 무대는 쉽지 않았다. 그는 "처음엔 엄청 떨었다. 티가 안 났을 뿐"이라며 웃은 그는 "완벽하게 만족하진 못했지만, 다시 들어보니 이 정도면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야구보다 노래를 부르는 게 더 쉽더라(웃음). 이제는 야구를 더 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미소 지었다.
본업인 야구로 돌아가면 김태연은 2025시즌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79안타, 3홈런, 20타점, 출루율 0.329, 장타율 0.340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태연은 "팀 성적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 만족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컸다"며 "운도 따르지 않았고, 안 좋은 부위에 사구를 맞으면서 빠지는 기간도 있었다. 계속하려고 하면 또 맞고 빠지면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던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후회에 머물러 있진 않다. 그는 "별다른 생각을 많이 하진 않았다. 내가 하던 걸 잘 준비하면 충분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고, 호주 캠프에도 선발대로 미리 와서 몸을 더 일찍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타격 방향성은 명확하다. 정타 확률을 높이는 것. 김태연은 "아무리 좋은 메커니즘이 있어도 공이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최대한 방망이 중심에 맞히는 확률을 높이려고 한다. 인플레이 타구와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멀티 플레이어로서 수비에 대한 준비도 폭넓다.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훈련 중인 그는 "어디를 가도 크게 불편한 건 없다. 코치님들이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라고 하면 그 역할에 맞게 준비한다"고 고갤 끄덕였다.
이어 "팀이 1년을 베스트 라인업으로만 운영하긴 어렵다. 주전이 있으면 나 같은 유형의 선수도 필요하다. 대주자, 대수비, 대타 다 필요하다. 상황에 맞게 준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쟁쟁한 주전 라인업 속 경쟁도 피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선수는 주전으로 뛰고 싶고 144경기 다 나가고 싶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른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한화는 확실히 달라진 팀이었다. 김태연 역시 그 변화를 체감했다. 그는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면서 팀이 성장했다. 점수 내야 할 때 내고, 막아야 할 때 막았다. 그런 부분에서 강해졌다고 느낀다"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점, 한 점 만들고 막을 수 있을 때 막으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적인 수치 목표는 따로 두지 않았다. 대신 출전 기회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많은 타석에 서고 싶다. 띄엄띄엄 나가서는 내 실력을 100% 보여주기 어렵더라"며 "팀이 필요한 순간 빈자리를 부족함 없이 채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렇게 느껴진다면 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화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김태연은 "지난해 준우승이 아쉬운 분들도 많으실 거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원하는 걸 한 번에 이룰 수는 없다. 다들 좋은 경험을 했다. 차근차근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한화 이글스가 정상에 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선수들 모두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야구장 많이 찾아와서 즐겁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타를 늘리고, 빈자리를 채우고, 기회를 기다린다. 김태연은 그렇게 자신에게 찾아올 한 자리를 진득하게 기다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한화 이글스 / 불후의 명곡 방송 캡처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