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한때 '약속의 땅'에서 선수 생활의 위기를 자초한 행동을 했다. '천재타자'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이 대만에서 악몽의 시간을 만들었다.
롯데는 지난 13일 "선수단 관련 내용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선수 면담 및 사실 관계 파악 결과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선수가 해당 국가에서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는 장소에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 선수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대만 현지 게임장에서 오락을 즐기는 CCTV 영상이 올라왔다. 여기서 고승민과 나승엽, 김동혁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모니터가 설치된 자리에서 각자 오락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외국인 대상으로 도박이 합법인 국가도 있지만, 금액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 선수는 여성 종업원의 신체를 접촉하는 듯한 모습도 잡혔다. 다만 이에 대해 대만 매체 'ET 투데이'는 "타이난시 경찰 제6분국은 별도의 신고 없이 온라인 정보를 접한 뒤 자발적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CCTV에 나온 사건 당사자는 성추행을 당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고소 의사도 없다고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도박 행위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된다. 특히 한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스프링캠프 기간 이런 행위를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구단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자명하다.
이에 롯데는 "KBO와 구단 내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해당 선수 4명을 즉각 귀국 조치 시킬 예정"이라며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각 신고하고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선수들은 14일 곧바로 귀국했다.
롯데 구단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전수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겠다. 선수단 전체에도 경고했다"며 강경한 메시지를 전했다.
신인급인 김세민과 지난해 본격적으로 1군 전력이 된 김동혁, 일찌감치 유망주 타자로 주목받고 전력에 자리잡은 고승민도 배신감을 느끼게 했지만, 어렵게 데려왔던 나승엽의 일탈은 충격적이다.
나승엽은 덕수고 시절부터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설까지 돌 정도로 주목받던 유망주였다. 당시 롯데 구단과 부모님의 설득 속에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지명 후 계약금 5억원에 한국 무대에 남았다.
커리어 초반 상무 입대 등으로 조정기를 거친 나승엽은 상무 야구단 전역 후 2024년 잠재력을 터트렸다. 그해 121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59득점 OPS 0.880을 기록했다. 특히 출루율 0.411로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했다. 이에 시즌 후 열린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지난해 타율 0.229, 9홈런으로 주춤했던 나승엽은 마무리훈련부터 변화에 나섰다. 구단에서는 고승민과 함께 일본 츠쿠바대학으로 보내 타격 메커니즘 조정을 노렸고, 주장 전준우는 비시즌 1대1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부활을 도왔다.
그러나 나승엽은 스프링캠프 기간 수많은 이들의 기대를 배신하며 아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동안 대만은 나승엽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2023년 대만 타이베이돔 개장과 함께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상무 소속으로 출전했고, 타이베이돔과 톈무 야구장에서 개최된 프리미어 12 조별예선에도 나왔다.
특히 프리미어 12 대만과의 경기에서는 7회초 대타로 출전, A대표팀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트리는 기쁨의 순간을 느꼈다. 이렇듯 나승엽은 대만에서 좋은 추억만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가운데, 나승엽은 1차 캠프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잘못된 선택으로 조기 귀국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 온라인 커뮤니티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