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책정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경기 티켓 가격에 분노했다.
보도에 따르면 내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은 가장 저렴한 좌석의 가격이 3000파운드(약 592만원)가 넘는다. 가뜩이나 참가팀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는 경기 수까지 늘어난 탓에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관람하려면 적어도 6000파운드(약 1185만원) 이상의 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지어 이것조차 '최소 금액'이다. 잉글랜드 팬들의 경우 잉글랜드가 결승전에 진출할 시 잉글랜드의 월드컵 결승전을 보려면 3120파운드(약 616만원)에서 6471파운드(약 1278만원) 사이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판이다.
이에 팬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FIFA에 티켓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12일(한국시간) "FIFA가 팬들로부터 가격 정책을 배신했다며 티켓 판매 중단을 촉구받고 있다"면서 "유럽 축구 서포터즈(FSE)는 FIFA의 이러한 접근 방식을 팬들에 대한 '엄청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내년 월드컵 결승전 티켓 중 가장 저렴한 표가 3000파운드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잉글랜드 서포터즈 트래블 클럽'에 속한 회원조차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 한화로 최대 13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현재까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팬들은 참가 회원 협회(PMA) 배분금을 통해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6000파운드가 조금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카타르 결승전 당시 지불했던 금액보다 5배나 많은 액수"라고 했다.
FSE는 공식 성명을 통해 "유럽 축구 서포터즈 협회는 FIFA가 내년 월드컵 티켓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는 월드컵 전통에 대한 엄청난 배신이며, 월드컵이라는 장관을 만드는 데 있어서 팬들이 기여한 바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FIFA에 PMA 티켓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관련이 있는 모든 당사자와 협의해 월드컵의 전통과 보편성 및 문화적 중요성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티켓 가격 및 좌석 배분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FIFA 측에 월드컵 티켓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FSE는 조별리그 경기조차 가격이 정해진 게 아니라, 경기의 관심도 등 '모호한 기준'에 따라 FIFA가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며 FIFA의 행태를 비판했다.
FSE의 움직임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팀들을 늘린다는 명목 하에 월드컵 참가팀을 확대하면서 경기 수를 늘리는 등 수익 창출에만 집중하는 FIFA의 최근 행보를 향한 비판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실제 FIFA는 최근 수년간 자신들이 주관하는 대회의 빈도나 경기를 일방적으로 늘리고, 심지어 새로운 대회 창설을 추진하는 등의 행동으로 '축구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