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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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독 품었다! '심석희 엉덩이 밀어주기' 허락하다니"…'월드투어 노메달' 中, 쇼트트랙 여제 결단에 감탄

기사입력 2025.12.06 12:14 / 기사수정 2025.12.06 12:1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중국 매체도 최민정이 개인적 원한을 버리고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전력 투구하기로 한 결심에 깊은 인상을 받은 모습이다.

최민정은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4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 1번 주자를 맡고 있다.

쇼트트랙 계주 중 남자 5000m와 여자 3000m 종목은 4명이 정해진 거리를 나눠 달리지만 1~2번 주자가 한 번씩 링크를 더 도는 게 일반적이다. 2번 주자가 맨 마지막 두 바퀴를 전력 질주하며 결승선을 통과한다. 1번 주자는 2번 주자가 달리기 전 링크를 한 바퀴 반 돌게 된다.

1번 주자의 경우 각국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달리다보니 전세를 뒤집을 기회를 잡게 되는데 쇼트트랙의 경우 앞 주자가 뒷 주자 엉덩이를 밀어주는 식으로 교대를 하기 때문에 4번 주자가 1번 주자를 인코스로 얼마나 힘껏 밀어주는가가 중요한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 들어 쇼트트랙 계주 종목에선 교대 장면에서 순위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간 한국 여자대표팀은 최민정과 심석희가 여자 3000m 계주 경기에 나설 때 순번이 서로 붙지 않는 게 원칙이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심석희가 당시 국가대표 코치와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아 논란을 일으킨 것 때문이었다. 메시지엔 대표팀 동료 최민정과 김아랑을 겨낭한 욕설, 험담도 포함됐다. 고의로 최민정과 충돌하겠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실제로 당시 평창 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선 심석희와 최민정이 뒤엉켜 넘어지면서 한국이 메달을 놓치는 장면이 나왔다. 레이스 직후 심석희는 기자회견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몇 년 뒤 관련 메시지가 드러나면서 쇼트트랙 팬들과 국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몇 년 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조사를 진행했다. 결국 지난 2021년 12월 심석희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로 인해 심석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전국동계체전에 나서지 못했다.

최민정 입장에선 트라우마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징계가 해제된 심석희는 대표팀 복귀 의사를 보였고, 최민정과 김아랑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최민정은 소속사를 통해 심석희가 사과를 앞세워 개인적인 접근 및 만남 시도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 훈련 이외의 장소에서 불필요한 연락 및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빙상연맹과 국가대표팀에 요청했다.

그러다보니 심석희가 징계를 마치고 대표팀에 돌아온 뒤에도 둘의 계주 순번은 서로 맞물리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시즌인 2025-2026시즌에 최민정이 결단을 내렸다. 여자대표팀은 이번 시즌 3000m 계주 결승 멤버로 최민정, 김길리, 심석희, 노도희가 유력한데 최근 상승세는 김길리가 더 좋고 인코스 파고들기에도 능하다.

이에 김길리가 맨 마지막에 질주하는 2번 주자를 맡게 됐고, 그 앞을 최민정이 담당하게 됐다.

그리고 최민정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4번 주자로 심석희가 결정됐다. 최민정이 대의를 위해 개인적인 악연을 링크에서 지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민정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결국 올림픽 무대를 위한 것 아니겠나"라며 "난 대표팀의 일원이고 선수로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라며 고백했다.

일단 여자대표팀의 순번 변경은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네 차례 월드투어 중 1차 대회 금메달, 2차 대회 은메달 성과를 낳았다. 3~4차 대회에서 메달이 없었고 교대할 때 상대국에 뒤집기를 허용하는 문제점도 드러났으나 국내 쇼트트랙계에선 월드투어를 통해 이런 저런 실험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번 시즌 월드투어 여자부에서 단 하나의 동메달도 따내지 못하고 있는 중국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소후닷컴은 심석희와 최민정이 서로 교대하기로 한 사실을 주목한 뒤 "최민정이 마지막 올림픽을 위해서 독을 품었다"고 해석했다.

최민정은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을 위해 2023-2024시즌 1년간 대표팀을 쉬며 업그레이드에 전력 투구하는 등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후회하지 않는 올림픽 만들겠다는 각오다.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3 은2을 거머쥔 최민정은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전이경(4개)과 함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쓴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인 최다 메달은 하계 올림픽의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이 획득한 6개로, 이 기록도 가시권이다.

아울러 여자 1500m에서 우승하면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 단일 종목 3연패 신화를 쓰게 된다.

다만 최민정은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차례 말한 것처럼 기록보다는 '후회 없는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뛰어든다는 각오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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