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중국 농구가 한국전 패배에 충격을 받았다. 한국의 속공과 3점슛을 하나도 제어하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중국 소후는 29일(한국시간) "홈에서 경기를 치른 중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한국에 참패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은 28일 중국 베이징의 우커쑹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1차전서 중국에 80-76 승리를 거뒀다.
역대 두 번째 중국 원정 승리이자, 배당률 10.5배의 예상을 뒤엎은 짜릿한 승리였다.
2018년 6월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서 처음으로 중국 원정 승리를 거뒀던 대표팀은 이후 월드컵 본선과 2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원정 2연패를 기록했다. 중국 원정 승리는 7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이현중이었다.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꽂아넣은 이현중은 경기 내내 3점포 9개를 포함해 33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중국 코트를 압도했다.
이현중뿐만 아니라 이정현, 안영준 등 외곽 지원 사격도 쏠쏠했다.
예상치 못한 참패에 중국은 충격이 큰 모양새다.
궈스창 중국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홈에서 치른 첫 월드컵 예선에서 패해 매우 아쉽다"며 "오늘 경기력과 코트 집중력은 형편없었다. 특히 한국의 플레이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궈츠창 감독은 특히 "한국은 속공, 3점슛, 드라이브 앤 킥에 의존하는 스타일인데 특히 3점슛에 고전했다"며 "오늘 우리의 수비 3점슛 방어, 픽앤롤 수비, 리바운드 모두 형편없었다. 패배는 당연한 일"이라고 한국의 3점슛에 당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표팀은 이날 전반에만 13점을 앞서나갈 정도로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4쿼터 중반에는 18점 차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뒤늦게 추격한 중국의 뒷심이 무서웠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은 내달 1일 한국 원정을 통해 리턴 매치를 갖는다.
궈스창 감독은 "3일 후 열릴 원정 경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이 부분을 면밀히 분석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남은 기간 훈련 방식을 조정하고, 우리의 사고방식을 통일해야 한다. 지난 여름 아시안컵서 우리가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소후에 따르면 "농구팀은 완전 엉망진창이다", "객관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통해 궈스창이 감독감이라는 걸 알 수 있겠나", "5분 넘게 3점밖에 못 넣었다. 선배들 얼굴에 침 뱉기였다"고 분노했다.
한 팬은 "몇 분 동안 경기를 지켜봤는데 모든 면에서 한국에 못 미친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슛 성공률이 너무 낮았다"며 "이게 국가대표 선수들인가? 아마추어 같았다. 체력, 경기 운영 능력 모두 부족했다. 저런 실력으로 홈에서조차 이기지 못하는데 원정 승리는 꿈도 꾸지 마라"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아시아 예선은 1라운드에서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눠 경쟁하며, 각 조 1∼3위에 오른 총 12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에선 각 조 상위 3팀씩 총 6개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 4위는 플레이오프를 벌여 마지막 한 장의 본선 티켓을 얻는다.
A조에서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라이벌전을 벌인 끝에 홈팀 호주가 84-79로 이겼다. 동남아 농구 강국 필리핀은 괌을 87-46으로 크게 눌렀다.
레바논 중립 경기로 열린 C조 이란-이라크전에선 이란이 94-68로 낙승했다. 요르단은 시리아를 74-59로 제압했다.
D조에서는 레바논이 접전 끝에 홈팀 카타르를 75-74, 한 점 차로 간신히 물리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도를 상대로 75-51 대승을 따냈다.
대표팀은 중국, 일본, 대만과 함께 B조에서 경쟁하고 있다. 같은날 대만을 90-64로 완파한 일본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했다.
7년만에 적지에서 중국 농구를 무너뜨린 대표팀이 이어질 홈 리턴 매치에서도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