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재 '연기대상' 소감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원로 배우 이순재가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이순재는 고령에도 방송과 영화,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최근까지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KBS 2TV 드라마 '개소리'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건강 이상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서 하차하고 건강 회복에 집중해왔다.
건강 이상설이 계속되던 중,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돼 올해 1월 전파를 탄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주연작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해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순재는 이를 통해 KBS 연기대상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당시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 우리 같은 경우는 전부 공로상 아니냐. 60세 넘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 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라며 공로상이 아닌 '대상'을 수상한 것에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이순재는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다. 아시다시피 '개소리'에는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 개들도 한몫 다 했다. 그리고 파트마다 다 맡은 역할이 있다. 얘들이 최선을 다했다"며 "거제가 네시간 반이 걸린다. 그걸 20회 이상 왔다갔다하면서 찍은 드라마"라는 말로 많은 노력이 들어간 작품임을 설명했다.
이순재는 "내가 이 자리에서 양해를 구하고 싶은 건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제가 아직까지도 총장님이 배려를 해줘서 가천대학교 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며 "학생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지도를 한다. 작품을 정해서 한 학기 동안 연습해서 기말에 발표하는 거다. ('개소리' 촬영이) 오래 걸리니까 안 되겠더라. '정말 미안하다. 교수 자격이 없다'고 했더니 '선생님 모처럼 드라마 하시니까 괜찮다. 염려 마라'고 하더라.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걸로 알고 있다"고 감사를 표하며 눈물도 보였다.
끝으로 이순재는 "늦은 시간까지 와서 격려해준 시청자 여러분, 집안에서 보고 계신 시청자 여러분 평생 동안 신세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며 진심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해 뭉클함을 더했다.
이순재 주연의 드라마 '개소리'는 지난해 10월 31일 종영,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하며 지난해 방영된 KBS 수목드라마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작품은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로, 유쾌하고 따뜻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순재는 작품 촬영 후반부 건강이상을 겪으면서도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용건은 "이순재 선생님이 그걸 극복하시고, 대본이 안 보이셔서 큰 종이에 써가며 대사를 모두 외우셨다. 이번 '개소리' 작품을 통해 이순재 선생님의 완고함이 너무 귀감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KBS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