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마친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다음 시즌 베테랑들의 쓰임새를 예고했다.
두산은 지난 비시즌 허경민(현 KT 위즈), 김재호(은퇴) 등 베테랑 내야수들의 이탈로 인해 내야를 젊은 선수들 위주로 재편했다. 그러나 팀에 남아있던 또 다른 베테랑 야수들의 줄부진으로 인해 공격에서 적지 않은 애를 먹었고, 결국 정규시즌 9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내야수 양석환과 강승호의 부진이 뚜렷했다. 양석환은 올해 72경기 타율 0.248(262타수 65안타) 8홈런 31타점 OPS 0.72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양석환이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넘기지 못한 건 LG 트윈스 시절이던 2020시즌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34홈런-107타점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강승호도 115경기 타율 0.236(360타수 85안타) 8홈런 27타점 OPS 0.674로 부침을 겪었다. 마찬가지 지난 시즌 성적인 140경기 타율 0.280(521타수 146안타) 18홈런 81타점보다 한참 모자란 성과였다.
그런 와중 최근 두산이 FA 최대어 유격수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내야 한 자리가 줄었다. 두산은 올해 가능성을 보였던 젊은 유망주와 남아있는 베테랑들을 한정된 자리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을 안게 됐다.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곰들의 모임'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원형 감독은 2026시즌 베테랑 활용 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냥 저는 똑같이 생각한다. 올 시즌에 두 선수(양석환, 강승호)가 욕도 많이 먹고 부침도 있었다"면서도 "일단 스프링캠프 가서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보단 본인 거를 제대로 하고, 시범 경기를 통해 자기 모습을 보이면 충분히 다음 시즌 경기 나가는 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석환과 강승호가 이전 모습만 되찾으면 경기에 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곰들의 모임'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잠실, 김유민 기자
그리고 최근 두산엔 또 한 명의 베테랑이 합류했다. 지난 2020시즌 이후 5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이용찬이다.
이용찬은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2021시즌부터 3년간 팀의 마무리를 맡으며 여전한 구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24시즌 갑작스러운 구위 저하로 평균자책점이 6.13까지 상승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2+1년 최대 10억원 규모의 FA 재계약을 체결, 선발 마운드 복귀를 준비했다. 다만 각종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4월 3차례 선발 등판에 그쳤고, 남은 시즌을 불펜에서 보내며 12경기 1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0.57의 성적을 남기는 데 그쳤다.
결국 이용찬은 시즌 종료 후 NC의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오르지 못했고, 지난 19일 202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2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 감독은 이용찬의 활용 방안을 묻는 말에 "일본(마무리캠프)에 있을 때 잠깐 전화했다. NC에서 올 시즌 선발 역할을 해봤다고 얘기하더라. 안 된다고 했다"며 "선발투수가 나이를 먹고도 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전에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라는 점엔 (이)용찬이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일단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들고, 캠프 때 던지는 모습을 봐야 한다. 선발은 아니라고 여기서 말씀드릴 수 있다. 불펜 쪽에서 힘이 됐으면 좋겠다. 불펜이 젊은 투수들 위주인데, 베테랑 선수가 상황 같은 것들을 선수들과 얘기하면서 경기를 준비하면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희망 사항을 밝혔다.
사진=잠실, 김유민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