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KT 위즈를 떠나 FA(자유계약) 신분으로 총액 100억원의 거액 이적을 통해 한화 이글스 입단을 마친 거포 강백호가 그간 행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해외 구단 이적이 우선이었고 국내에 남는다면 원소속 구단에 남을 생각이었으며 다년 계약을 정확하게 제시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도중 KT에서 비FA 다년 계약을 제안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강백호가 KT 다년 계약을 뿌리쳤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FA시장이 열린 뒤에도 KT에서 자신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백호는 20일 한화 이적을 마무리했다.
한화는 이날 "강백호와 4년간 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등 최대 10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8시즌 동안 KT에서 뛰면서 통산 타율 0.303, 홈런 136개, 56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6의 성적을 냈다.
2025시즌엔 95경기에서 타율 0.265, 홈런 15개, 61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적지 않았으나 시즌 막판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서의 위력을 나름대로 뽐내고 FA 시장에 나섰다.
당초 메이저리그(MLB) 진출이 거론됐으나 한화가 지난 19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FA로 입단했던 안치홍, 이태양을 비롯 총 4명의 선수들을 다른 구단으로 보내면서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긴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강백호는 19일 오후부터 한화와 협상에 들어가 일사천리로 입단을 마무리했다.
한화는 올해 홈런 32개를 때린 우타 거포 노시환에 왼손 타자 강백호가 가세하면서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강백호는 한화 구단을 통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신 한화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며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낸 팀에 온 만큼 내년 시즌부터 저 역시 팀 내 좋은 선수들과 함께 힘을 보태 더 훌륭한 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19일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강백호와 만나 영입 의사를 전했고, 오늘 오후 선수가 구단 사무실을 찾아 계약을 마쳤다"며 "노시환, 채은성, 문현빈 등과 함께 타선을 꾸리면 위압감 있는 공격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백호는 한화 입단이 모두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계약과 관련된 오해 등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그는 "우선 오늘 제 이적과 관련해 많은 오해가 생긴 것 같아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로 오해가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저는 다년 계약 제시를 정확하게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하루 만에 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 첫 번째 선택은 해외였고 국내에 남게 된다면 원소속 구단에 남을 생각이었습니다. 에이전트도 없이 다른 구단과 협의하지 않고 구단에 남을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라고 19일 오전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기사에서는 제가 언제 출국한다, 쇼케이스를 한다, (KT)구단과 세 번 만났다 등의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FA 시즌 개장 날 제가 첫 오퍼를 부탁드렸음에도 오지 않았고 출국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첫 오퍼가 제시되었습니다"라고 KT와 적지 않은 갈등 구조가 있었음을 공개했다.
그리고는 "그 오퍼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우선순위가 많이 밀렸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그런 와중에 한화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고 마지막까지도 제가 KT에 전화해 이런 상황을 설명드렸지만 우리는 그 정도는 안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라면서 "그 말을 듣고 많은 실망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금액 차이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고 저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이젠 전 소속팀이 된 KT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어 "제가 이렇게까지 고민한 이유는 팬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고 제가 공식적으로 본 기사는 오늘 나온 이적 소식 단 하나였습니다. 에이전트도 없었기 때문에 언론 플레이 같은 것은 전혀 할 수 없었고 상황이 좋지 않아 고민 끝에 다시 에이전트를 선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였고 많이 사랑 받은걸 알기에 저 또한 그 사랑을 포기 하고싶지 않았단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KT 팬들의 사랑에 대해선 한 번 더 감사 인사를 올렸다.
<다음은 강백호의 SNS 전문>
안녕하세요 강백호입니다.
우선 오늘 제 이적과 관련해 많은 오해가 생긴 것 같아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로 오해가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다년 계약 제시를 정확하게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하루 만에 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 첫 번째 선택은 해외였고 국내에 남게 된다면 원소속 구단에 남을 생각이었습니다. 에이전트도 없이 다른 구단과 협의하지 않고 구단에 남을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사에서는 제가 언제 출국한다 쇼케이스를 한다. 구단과 세 번 만났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시즌 개장 날 제가 첫 오퍼를 부탁드렸음에도 오지 않았고 출국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첫 오퍼가 제시되었습니다. 그 오퍼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우선순위가 많이 밀렸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한화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셨고 마지막까지도 제가 kt에 전화해 이런 상황을 설명드렸지만 우리는 그 정도는 안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많은 실망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금액 차이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고 저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고민한 이유는 팬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고 제가 공식적으로 본 기사는 오늘 나온 이적 소식 단 하나였습니다. 에이전트도 없었기 때문에 언론 플레이 같은 것은 전혀 할 수 없었고 상황이 좋지 않아 고민 끝에 다시 에이전트를 선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였고 많이 사랑 받은걸 알기에 저 또한 그 사랑을 포기 하고싶지 않았단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살의 강백호부터 지금의 강백호까지 늘 한결같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KT 위즈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프로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팬분들의 함성은 언제나 제게 큰 힘이었고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었습니다.
KT 위즈에서의 시간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승리의 기쁨도 아쉬웠던 순간들도 모두 제가 더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모든 순간마다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셨던 팬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한화 이글스로 향하게 되었지만 항상 제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셨던 팬분들의 마음과 응원만큼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KT 위즈에서 받았던 사랑과 배려를 가슴 깊이 새기며 어디에서 뛰든 부끄럽지 않은 선수 항상 노력하는 선수로 남겠습니다.
비록 유니폼은 바뀌지만 팬분들께서 제게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은 평생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팬분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야구 선수 강백호를 응원해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DB / 강백호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