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는 SSG 랜더스 내야수 박성한.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박찬호가 'FA 대박'의 꿈을 이루며 광주에서 잠실로 둥지를 옮겼다. 유격수 몸값은 '金값'이라는 게 또 한 번 확인됐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내야수 박찬호를 계약기간 4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총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 등 최대 8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 구단은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내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자원이다"라며 "리드오프로서 역할은 물론 공격적인 주루 능력까지 갖춰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995년생인 박찬호는 2014년 장충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6년차였던 2019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 2025시즌까지 타이거즈 내야 사령관으로 활약했다.
박찬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발을 앞세운 베이스러닝 능력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타격도 2022시즌 130경기 타율 0.272(493타수 134안타) 4홈런 45타점 42도루를 시작으로 2023시즌 130경기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3홈런 52타점 30도루로 업그레이드했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내야수 박찬호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총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 등 최대 80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4시즌에는 134경기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20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KIA의 통합우승 일등공신이 된 것은 물론, 데뷔 첫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는 기쁨을 맛봤다.
박찬호는 2025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FA 최대어로 꼽혔다.
박찬호 외에는 뚜렷한 대체자가 없었던 KIA, 유격수 포지션 보강이 절실했던 복수의 팀들이 모두 그를 데려가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보였다.
박찬호는 2025시즌 134경기 타율 0.287(516타수 148안타) 5홈런 42타점 27도루로 충분히 준수한 성적표를 받고 시장에 나왔다. 두산이 적극적인 배팅 끝에 박찬호를 품으면서 주전 유격수 고민을 단숨에 해결했다.
유격수는 포수와 함께 가장 육성이 힘든 포지션으로 꼽힌다.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프로에 입성한 선수들도 주전으로 도약하기가 쉽지 않다. 안정적인 수비력에 뛰어난 공격력까지 갖춘 유격수의 몸값은 높을 수밖에 없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내야수 박찬호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총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 등 최대 80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 이글스가 2024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심우준에 4년 총액 50억원을 안겼을 때 박찬호의 FA 계약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박찬호는 통산 누적 성적과 커리어가 더 뛰어나다. 1995년생으로 나이도 같기 때문에 큰 부상, 슬럼프만 겪지 않는다면 60억원대부터 시장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박찬호는 일각에서 제기됐던 '100억원' 규모의 계약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역대 KBO 유격수 FA 중 오지환(6년 총액 12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0억원을 거머쥐었다.
이제 관심은 SSG 랜더스 박성한에게 쏠린다. 박성한은 오는 2026, 2027시즌에 1군 등록일수 145일 이상을 채우면 FA 자격을 취득한다. 1998년생으로 젊은 데다 수비, 타격에서 박찬호에 밀리지 않는 기량을 갖춘 선수다.

2027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는 SSG 랜더스 내야수 박성한.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박성한은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2021시즌부터 올해까지 10개 구단 유격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안타(663)와 OPS(0.757), 가장 높은 타율(0.288)을 기록했다. 도루 숫자와 베이스 러닝 능력을 제외한 수비와 공격 생산성을 고려하면 박찬호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도 있다. 2027시즌 종료 후 열릴 FA 시장에서는 박성한 외에는 국대 유격수급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SSG가 박성한의 FA 자격 취득 전 비(非) FA 다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올해 박찬호가 그랬던 것처럼 박성한이 2년 뒤 스토브리그를 지배하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