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위키드: 포 굿' 스틸컷.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1년 만에 돌아온 '위키드2', 성장해서 돌아왔다.
'글린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엘파바' 신시아 에리보의 완벽한 연기 케미스트리와 음색이 만나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던 '위키드'가 '위키드: 포 굿'으로 정확히 364일 만에 돌아왔다.
공포와 혐오의 대상인 서쪽 마녀가 된 엘파바와 그와의 우정을 숨긴 행운과 긍정의 상징이 된 글린다. 두 사람의 엔딩이 공개된다.
사실 애들 영화인 줄 알았는데…
동화 '오즈의 마법사'로 더욱 친숙했던 세계관과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 때문에 '위키드' 시리즈는 마치 어린 아이들을 위한 작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니었다. '위키드2'는 성인 관객도 공감할 내용들이 너무나 많다. 우정, 사랑, 가치관, 차가운 현실과 꾸며진 세상이 가득하다. 너무 다르지만 어쩔 수 없는 친구인 엘파바와 글린다의 삶은 어른들에게 공감을, 슬픔을 주기도 한다.
두 사람은 풋풋했던 '위키드' 때 보다 더 섬세하고도 강인한 내면을 보여준다. 시즌 1때는 초록 피부를 갖고 태어나 차별 속에서 자란 엘파바와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것이 익숙했던 글린다가 서로를 인정하고 다양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진정한 우정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그리고 '위키드: 포 굿'에서는 성장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운명을 택한 상황을 받아들이며 생기는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린다. 이들은 모두가 존경하는 '오즈의 마법사'의 비밀을 알아버린 둘이기에 그와 뜻을 함께할 것인지 폭로할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그렇게 미래가 갈렸다.
단 한 번의 선택만으로 너무나 달라진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에게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지 꽤나 진지하게 생각하며 볼 수 있다.
나라면 저렇게 의연하게 견디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위키드: 포 굿'은 사람들의 시선이 더는 두렵지 않은 사악한 마녀 엘파바와 사람들의 사랑을 잃는 것이 두려운 착한 마녀 글린다가 엇갈린 운명 속에서 진정한 우정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엘파바는 모두가 자신을 탓하고 혐오해도 개의치 않아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정의다. 많은 이들을 진실에 눈뜨게 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은 어떠한 누명을 써도 괜찮다. 글린다는 걱정 근심 없이 사랑도 존경도 모두 다 가졌지만 잃을 일만 남았기에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철저한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위해 자신이 사라져야 하고, 가장 큰 사랑을 내어줘야만 한다. 가장 원했던 것을 놓으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묵직하고도 아픈 두 사람의 여정이 아름다운 노래와 합쳐져 더욱 아리고 아름답다.
'위키드' 봤을 때는 진짜 안 울었어요, 근데
'위키드: 포 굿'은 울림이 달랐다. 화합을 그리는 것보다 서로가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엘파바의 선택이 남긴 따뜻함이 작품을 완성한다. 삶을 살아가며 마주해 본 아픔, '위키드2'라는 판타지로 용기와 위로를 얻을 수 있다. 관계에 시달리고, 시선에 지치고, 현실에 찌든 이들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원작의 감동을 충실히 담아내는 동시에 영화만이 구현할 수 있는 장면과 퍼포먼스로 깊이를 더했다. 자연스레 뮤지컬 영화 속편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11월 19일 개봉. 러닝타임 137분. 전체관람가. 쿠키영상 없음.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