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선수와 클럽 간 전례 없는 규모의 법정 전쟁이 터졌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와 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갈등이 결국 프랑스 노동법원으로 넘어가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이적 분쟁을 넘어 유럽 축구계 전체를 뒤흔드는 초대형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음바페는 전 소속팀 PSG를 상대로 2억 6300만 유로(약 4469억원)를 청구했고, PSG는 역시 선수에게 2억 4000만 유로(약 4078억원)를 맞대응 청구했다.
양측의 손해배상 요구액만 총 5억 유로, 85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유럽 축구 역사에서 유례없는 규모다.
이번 대규모 소송의 시발점은 2023년 여름 음바페의 계약 연장 거부였다.
'BBC'는 음바페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알힐랄 이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시점을 갈등의 핵심 기점으로 짚었다.
이 결정 이후 PSG는 음바페를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서 제외했고, 시즌 개막전 또한 뛰지 못한 음바페는 이른바 '로프팅'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프팅은 프랑스에서 특정 선수를 스쿼드에서 분리해 훈련시키는 관행을 뜻한다.
음바페는 이후 협의를 거쳐 1군에 복귀했으나, 이 시점에서 이미 구단과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틀어진 상태였다.
결국 그는 2024년 여름 자유계약 신분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며 PSG와의 7년 동행을 마무리했지만, 논란은 법적 충돌로 이어지게 됐다.
음바페 측은 PSG 구단이 자신에게 부당한 처우를 했다는 점을 이번 소송의 핵심 근거로 삼고 있다
'BBC'는 "26세의 음바페는 계약 말미에 받은 냉대와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으로 2억 6300만 유로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5500만 유로(약 935억원)의 미지급 임금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선수 측은 자신이 맺었던 고정기간 계약을 PSG가 사실상 상시 계약 형태로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따른 부당해고, 미지급 임금, 보너스, 퇴직금 등 모든 손실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음바페는 구단이 자신에게 도덕적 괴롭힘을 가했고, 새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방출 후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PSG의 2023-2024시즌 초반 자신에게 행해진 대우에 대해 처음으로 불만을 제출한 바 있으며, 결국 이를 2억 6300만 유로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로 확대한 것이다.
반면 PSG 구단은 음바페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에 나섰다.
'BBC'는 "PSG는 음바페가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11개월간 숨겨 구단의 정상적인 이적 준비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단 측은 음바페가 알힐랄의 3억 유로(약 51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구단에 직접적인 금전적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에 따르면, PSG는 알힐랄의 3억 유로 제안을 선수 본인이 거부했기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며 2억 4000만 유로(약 4080억원)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PSG 입장에서는 지난해 구단 기록을 경신할 뻔한 알힐랄의 대규모 이적 제안을 받았지만, 음바페가 이를 거절한 뒤 자유이적으로 떠나면서 막대한 금전적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또한 구단은 음바페가 합의였다고 주장한 '보너스 포기' 조항 역시 실제 합의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로프팅 역시 도덕적 괴롭힘이 아닌 구단 운영의 정상적 과정이었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24'는 "PSG는 음바페가 2023-2024시즌 공식 경기의 94%에 출전했다며, 모든 결정은 감독의 스포츠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음바페는 PSG에서 308경기 256골을 기록하고 15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구단의 레전드다.
하지만 이적 과정에서 생긴 균열이 결국 법정 다툼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미지급 임금이나 이적료 문제가 아니라, 선수 개인의 계약 권리와 구단의 자산 보호 논리가 충돌한 유례 없는 규모의 법적 분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BBC'에 따르면, 법원의 최종 판결은 수 주 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판결은 향후 유럽 전역의 선수 계약 구조, 로프팅 관행, 보너스 지급 방식, 이적 협상 과정에서의 고지 의무 등 제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양측 모두 수천억 원대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이번 소송은 향후 선수와 구단 간 권력 구조의 기준점을 새롭게 규정할 중대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7년 동행의 끝자락에서 터져 나온 음바페와 PSG 간의 커다란 균열은 이제 법정에서 최종 결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