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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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 투자 대실패' 롯데, 리스크 감수하고 또 한 번 화끈하게 지갑 열까

기사입력 2025.11.12 06:50 / 기사수정 2025.11.12 06:50

2026 KBO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박찬호(왼쪽)와 강백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26 KBO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박찬호(왼쪽)와 강백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3년 전 투자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실패'로 끝났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치욕을 맛본 롯데 자이언츠가 FA(자유계약) 시장 개장과 함께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2026년 FA 승인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외야수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트윈스), 투수 김범수, 외야수 손아섭(이상 한화 이글스), 투수 김태훈, 이승현(우완), 포수 강민호(이상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최원준(NC 다이노스), 포수 강백호, 장성우, 내야수 황재균(이상 KT 위즈), 투수 김상수(롯데 자이언츠), 투수 양현종, 이준영, 조상우, 포수 한승택, 내야수 박찬호, 외야수 최형우(이상 KIA 타이거즈), 투수 이영하, 최원준, 외야수 조수행(이상 두산 베어스)이 FA 권리를 행사,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지난 11일까지 첫 나흘 동안은 누구도 도장을 찍지 않았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이 시장이 열리자마자 행선지를 찾은 것과는 흐름이 다르다.

이번 FA 선수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강백호, 박찬호다. 강백호는 2025시즌 95경기 타율 0.265(321타수 85안타) 15홈런 61타점 OPS 0.825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름값과 기대치에 비하면 FA 취득 시즌 자신의 가치를 크게 높이지는 못했다. 다만 부상만 없다면 20홈런 80타점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는 카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 (왼쪽부터)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왼쪽부터)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박찬호의 선택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다. 박찬호는 2025시즌 134경기 타율 0.287(516타수 148안타) 5홈런 42타점 27도루 OPS 0.722로 준수한 공격력에 리그 정상급 유격수 수비를 뽐냈다. 원 소속팀 KIA는 물론 유격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팀들에 매력적인 자원이다.

롯데는 한 시즌을 확실하게 책임져 줄 유격수와 타선을 강화시켜 줄 중심타자가 모두 필요하다. 지난 2년간 대형 외부 FA 영입이 없었던 데다 올해까지 8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해 투자 의지와 필요성은 확실하게 느껴진다. 박찬호와 강백호 모두 롯데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줄 수 있는 카드들이다. 

문제는 몸값이다. 박찬호보다 통산 성적이 낮았던 심우준이 지난해 KT에서 한화로 이적하면서 4년 50억에 계약을 체결, 박찬호의 계약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2026 KBO리그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26 KBO리그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강백호 역시 1999년생으로 젊은 나이, 부상 없이 건강히 풀타임을 치렀을 때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메가톤급 계약이 점쳐진다. 여러 구단들이 영입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경우 몸값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는 2022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으로 군림했다.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에 4년 총액 80억 원, NC 다이노스 내야수 노진혁에 4년 총액 50억 원,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에 3+1년 40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롯데의 170억 투자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모두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를 맡기려 했던 노진혁은 2025시즌 아예 1군 유격수 플랜에서 제외됐다. 한현희는 특별한 부상이 없었음에도 1군 3경기 등판에 그쳤다. 유강남도 계약규모와 기대치를 고려했을 때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는 아니었다.

2026 KBO리그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KT 위즈 타자 강백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26 KBO리그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KT 위즈 타자 강백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형 투자의 결과가 최악으로 돌아왔을 때 구단들이 다시 한 번 통큰 배팅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롯데는 외부 FA 영입 직후 곧바로 성적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가 거의 없었다.

롯데가 올해도 외부 FA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3년 전과 비슷한 규모의 '실탄'이 필요할 게 자명하다. 과거의 실패 사례를 떨쳐내고 다시 한 번 지갑을 열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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