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가 손흥민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2025 MLS컵 플레이오프(PO)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미국 현지 중계진은 손흥민의 개인 능력, 그리고 공격파트너 드니 부앙가와의 완벽한 호흡에 감탄사를 쏟아냈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Q2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1라운드 2차전에서 부앙가와 함께 공격진을 이뤄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88분 동안 활약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팀은 4-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LAFC는 3전 2승제로 치러진 1라운드에서 두 경기를 연속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 30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2-1로 승리했지만, 당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신 후반 34분 네이선 오르다스의 득점 장면에 관여하며 존재감을 남겼다.
이번 2차전에서는 전반부터 완전히 달랐다. 손흥민과 부앙가가 연속 득점을 합작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전반 21분, 중원에서 부앙가가 조심스럽게 찔러준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공을 몰고 들어갔다. 수비수 엘리아스 산체스만 벗겨내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박스 안 특유의 헛다리 짚기로 수비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 곧바로 왼발로 강하게 찬 공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히 꽂혔다.
이 장면에서 MLS 공식 중계사인 '애플TV'의 미국 현지 해설진은 크게 흥분했다.
중계진 중 한 명은 "부앙가의 패스, 그리고 그곳엔 손흥민이 있다! 오스틴의 수비는 그를 막을 수 없다! LAFC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라며 해당 상황을 중계했다.
이어 "엘리아스 산체스와 일대일에서 보여준 스텝 오버, 안쪽과 바깥쪽을 넘나드는 빠른 움직임, 그리고 왼발로 먼 포스트를 정확히 겨냥했다. 골키퍼 브래드 스투버가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해설자는 "그의 결정력은 놀랍다. 12경기에서 13번째 공격 포인트, 두 경기 결승골에 이어 오늘 또 하나를 추가했다. 한 번의 찬스, 한 번의 돌파, 그리고 단 한 번의 결정력. 그것이 손흥민이다"라며 극찬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4분 뒤 추가 도움도 기록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골키퍼 스투버가 앞으로 나온 틈을 놓치지 않고 부앙가에게 정확히 공을 밀어줬고, 부앙가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이 장면에서도 중계진은 "스투버가 앞으로 나왔다! 손흥민이 그 주위를 돌며 완전히 따돌렸다. 그리고 부앙가에게 패스, 또 한 번의 골!"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해설진은 "이 두 선수는 완벽한 짝이다. 손흥민이 스투버를 유인해 공간을 열고, 발놀림을 바꿔 빠르게 왼발로 부앙가에게 연결했다. 부앙가의 통산 99번째 골이 드디어 100번째로 바뀌는 순간이다"라고 묘사했다.
이후 부앙가는 전반 44분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팀의 세 번째 득점을 완성했다. 손흥민과 부앙가가 함께 주도한 공격 패턴은 오스틴 수비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오스틴은 전반 추가시간 6분,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었으나 후반에도 경기 흐름은 LAFC가 완전히 장악했다.
후반 27분에는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선방 뒤 이어진 오스틴의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결국 후반 43분 손흥민이 교체 아웃된 뒤, 투입된 제러미 에보비스가 추가시간 3분에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도중 현지 중계진이 손흥민의 존재감을 집중 조명하는 순간도 있었다.
중계진 중 한 명은 "LAFC는 역습 상황에서 너무나 강하다. 오스틴이 지나치게 전진할 때마다 손흥민에게 공간이 열리고, 그는 언제나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일대일 상황이 나오면 그 순간 끝이다"라며 그의 전환 속도를 높이 평가했다.
또 "그는 오스틴 수비를 빨아들이듯 공간을 만들고, 곧바로 자신의 파트너 부앙가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이 팀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완전히 리듬을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후 방송에서는 손흥민의 이적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이 이어졌다. 한 해설자는 "지난 밤 SNS에서도 손흥민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토트넘이 첼시전에서 패한 이후 팬들이 '손흥민이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그리워하고 있더라"며 "그에게 쏟은 이적료가 2000만 달러든, 2500만 달러든 간에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LAFC가 MLS 전체에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라고 평했다.
한편, LAFC는 다음 라운드인 8강에서 서부 콘퍼런스 2위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맞붙는다.
밴쿠버에는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상징적인 선수였던 토마스 뮐러가 소속되어 있어 또 한 번의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MLS 데뷔 이후 12경기만에 13개의 공격 포인트(10골 3도움)를 기록, 두 자릿 수 득점에 성공하며, MLS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LAF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