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드디어 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최근 충격적인 공식전 4연패에 빠지며 위기에 몰렸던 리버풀이 유럽 무대에서 시원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 중심에는 침묵을 깨고 2도움을 기록한 플로리안 비르츠가 있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모하메드 살라의 경기력은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치방크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3라운드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5-1로 완파했다.
이 승리로 리버풀은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경기동안 승점 6점을 확보하며 조 10위로 올라섰고, 프랑크푸르트는 승점 3점으로 22위에 머물렀다.
리그에서의 3연패와 유럽대항전 1패를 포함한 공식전 4연패를 끊은 리버풀이 드디어 숨을 돌렸다.
리버풀은 초반 프랑크푸르트의 거센 압박에 고전하며 전반 24분 크리스텐센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무려 다섯 골을 몰아넣으며 경기를 압도했다.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 이후 역습에서 비롯된 위고 에키티케의 선제골 이후 세트피스와 역습에서 강점을 보이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전반 39분에는 버질 판데이크의 코너킥 상황 헤더가 역전골로 이어졌고, 전반 44분 또 다시 코너킥에서 코나테의 헤더가 골망을 흔들며 순식간에 3-1 스코어를 만들었다.
후반 21분에는 학포의 추가골이 터졌고 후반 25분 도미닉 소보슬라이의 환상적인 중거리 골까지 터지면서 4점차 완승 스코어를 만들었다.
리버풀 팬들이 이날 가장 반가워한 이름은 단연 플로리안 비르츠였다. 코디 학포와 소보슬라이의 골 모두 플로리안 비르츠의 도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무려 1억 1600만 파운드(약 2221억원)의 천문학적 이적료로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영입된 그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적 후 10경기 동안 단 1도움에 그치며 타 팀 팬들에게 수많은 조롱을 받은 그는 이날 경기로 그 모든 비난을 잠시나마 잠재웠다.
비르츠는 후반 21분 오른쪽 측면 돌파 후 땅볼 크로스로 코디 학포의 골을 도왔고, 4분 뒤에는 소보슬라이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해 중거리 슛 골의 시발점이 됐다.
이로써 비르츠는 리버풀 입단 후 첫 멀티 도움을 올리며 공식전 침묵을 깨는 데 성공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비르츠에게 소보슬라이(9.2)에 이은 팀 내 평점 2위에 해당하는 8.8을 부여했다. 매체에 따르면, 비르츠는 90분 동안 어시스트 2회, 빅찬스 메이킹 2회, 기회 창출 4회, 패스 성공률 89%(63 중 56회) 등의 기록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였다.
리버풀 주장 판데이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승리가 완전한 반등의 신호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그래도 이긴 건 이긴 것이다. 앞으로 나아갈 발판이 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어 "실망스러웠던 연패의 기억을 떨치기 위해 더 단단히 뭉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완벽한 승리 속에서도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리버풀의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였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살라를 벤치에 앉혔고, 그는 경기 종료 16분 전인 후반 74분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이미 5-1로 앞서 있던 후반 막판 상황, 살라는 골키퍼와 2대1 상황에서 열려있던 비르츠에게 절호의 찬스를 내주지 않고 직접 슈팅을 시도해 팬들의 분노를 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해당 장면을 집중 조명하며 "리그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살라가 이번에는 동료에게 패스 대신 욕심을 부렸다. 그 슈팅이 들어가도 팬들의 마음은 돌아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팀의 분위기 반등 국면에서 개인욕심은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리버풀 팬들 역시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한 팬은 "그 장면에서 살라가 패스만 했어도 비르츠는 리버풀 첫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탐욕적이었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팬은 "맨유전에서도 같은 실수를 했다. 쉬운 패스 대신 무리하게 슈팅만 한다"고 토로했다.
일부 팬들은 "다음 경기에서도 살라는 선발에서 제외돼야 한다", "지금 리버풀에 필요한 건 개인 플레이가 아니라 팀워크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비판은 최근 살라의 하락세와 함께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34골 23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리그 우승 주역이자 팀 내 절대적 에이스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는 12경기에서 단 3골 3도움에 그치고 있다. '살라 시대의 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이번 대승으로 다시 웃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음을 시사한 리버풀이다.
슬롯 감독은 살라의 에이스 본능을 어떻게 조율할지, 비르츠의 반짝 활약을 꾸준한 생산성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리버풀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살라가 동료와의 조화를 되찾고, 비르츠와 소보슬라이의 창의성을 중심으로 팀 플레이를 다듬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리버풀은 오는 26일 브렌트퍼드 원정에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를 치른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반등이 일시적 반짝임이 아니라 진짜 부활의 서막이 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