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또 한 번 벼랑 끝에 서 있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과 함께 '명장' 타이틀을 간신히 유지하던 그의 이름값은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빠르게 희미해지고 있다.
노팅엄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 7경기 만에 또다시 감독 교체 가능성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7일(한국시간) "노팅엄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를 검토하고 있으며,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을 장기적인 후임 후보로 점찍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부호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 노팅엄 구단주는 포스테코글루 체제의 부진에 깊은 불만을 표하고 있으며, 대표팀 휴식기 동안 감독 교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매체는 "노팅엄은 뉴캐슬전 0-2 패배 이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구단주와의 회동이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는 지난달 초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경질된 직후 노팅엄의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는 처참했다. 아스널전 0-3 패배를 시작으로 스완지 시티(2-3 역전패), 번리(1-1 무), 레알 베티스(2-2 무), 선덜랜드(0-1 패), 미트윌란(2-3 패), 그리고 뉴캐슬(0-2 패)까지, 공식전 7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노팅엄이 1925년 이후 100년 만에 개막 7경기 무승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노팅엄이 심각한 국면에 들어섰음을 경고했다.
수비 불안이 뼈아프다. 포스테코글루 체제의 노팅엄은 경기당 2골 이상을 내주고 있다. 'BBC'는 이를 두고 "실점장면들이 현 체제의 불안함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전면 공격적 축구' 철학이 현 스쿼드 구성과 맞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누누 체제에서 수비 안정 중심의 전술을 구사하던 노팅엄이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급격히 공격적인 축구로 전환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체는 "노팅엄의 경기력 저하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닌, 전술적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으로 번지고 있다"며 "마리나키스 구단주가 포스테코글루와의 면담을 통해 향후 로드맵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부진 속에서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특히 지난 5일 펼쳐졌던 뉴캐슬 원정 경기에서 0-2로 무기력하게 패배하면서 노팅엄 구단주 마리나키스가 격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 위기는 현재 최고조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데일리메일'은 "노팅엄 구단이 이미 마르코 실바를 장기 대체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하며, 내부적으로 포스테코글루 체제 이후를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바 감독은 현재 같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인 풀럼을 이끌고 있으며, 계약은 이번 시즌 종료 후 만료된다.
그러나 실바의 현 계약에는 높은 금액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시즌 중 영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매체는 "노팅엄은 8년 동안 마리나키스 체제에서 단 한 번도 현직 감독을 영입한 적이 없다. 그는 항상 무직 상태의 감독을 선호했다. 협상 과정의 복잡함과 보상금 문제를 피하기 위함"이라며, 실바를 당장 데려올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시에 "실바가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 신분이 되면, 노팅엄이 적극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처첨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조기 경질은 섣부른 판단이며, 이번 시즌 종료 후 선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바 감독은 지난 시즌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의 감독직 제안을 받았으나 고국 복귀를 거절한 바 있다. 현재 그는 풀럼에서 안정적인 팀 운영을 보이고 있으며, 전술적 유연성과 리그 적응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테코글루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오히려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부임 3주 반 만에 나를 평가하겠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 도전을 즐기고 있다. 지금은 싸우는 중이고, 그게 인생이다"라며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밖에서 내가 적임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이 클럽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포스테코글루의 거취는 다가오는 2주 안에 결정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노팅엄은 대표팀 휴식기 이후 9일 동안 첼시, 포르투, 본머스와 연달아 맞붙는다. 이 기간의 성적이 향후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성급한 교체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전 크리스털 팰리스 회장 사이먼 조던은 영국 '토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뉴캐슬 원정에서 패했다고 감독을 비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포스테코글루는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이고, 무엇보다 구단을 위해 싸우는 인물"이라며 팬들의 과도한 비판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마리나키스가 감독을 바꾸기로 한다면 그것은 그의 권한이지만, 지금은 지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기 성적과 장기 철학 사이의 균형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가 곧 열릴 첼시전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