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가 지난 4일 SSG 랜더스를 꺾고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 NC 다이노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지역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2025시즌 크게 엇갈린 결말을 맞게 됐다. 롯데는 구단 역사상 최대 비극을, NC는 짜릿한 드라마를 썼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지난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7-1로 승리, 페넌트레이스 5위 자리 수성에 성공했다.
NC는 2025시즌 최종 전적 71승67패6무를 기록, 6위 KT 위즈(71승68패5무)를 승률에서 2모 차이로 제쳤다. 2023시즌 이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NC는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 객관적인 전력상 5강 다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가 '절대 1강'으로 꼽혔던 가운데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등이 중위권을 형성하고,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정도가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NC는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하위권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NC는 '야구는 모른다'는 걸 몸소 증명했다. 4월까지 10승17패, 9위까지 쳐졌던 상황을 5월 13승10패3무로 반전한 게 시작이었다. 6월 12승10패1무, 7월 9승9패1무, 8월 12승12패1무로 꾸준히 월간 승률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2025시즌 9월 이후 타율 0.328, 2홈런, 14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친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휘집(오른쪽). 사진 NC 다이노스
NC의 뒷심은 무서웠다. 지난 9월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페넌트레이스 막판 9경기 승리를 모두 쓸어담았다. 이달 1일에는 선두 LG 트윈스를 7-3으로 격파, 5위 수성의 발판을 놨고 끝내 지켜냈다.
이호준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해 팀을 가을야구 무대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외부 FA 영입도, 'MVP급' 성적을 찍은 외국인 선수도 없었지만 폭 넓은 야수 기용, 후반기 승부처 과감한 게임 운영 등이 빛났다.
반대로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의 2025시즌 결말은 '새드 엔딩' 그 자체였다. 롯데는 7월까지 4~5위 그룹에 5경기 차로 앞선 3위를 달렸지만 최종 순위는 7위에 그쳤다.
롯데는 2024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을 영입, 암흑기 탈출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2015-2021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 3회, 통합우승 2회 등을 기록하면서 '명장'의 칭호를 얻었다.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7위에 그치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 자이언츠.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롯데는 2024시즌 7위로 가을야구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지휘 아래 야수진 세대교체, 타선의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손호영 등이 각자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급 야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 5명이 일제히 부상, 부진 속에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롯데 방망이 화력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장두성, 한태양, 박찬형 등 잠재력 있는 젊은 야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8월 이후 한계에 부딪쳤다.
롯데는 8월 이후 11승29패3무, 승률 0.275로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포기하고 지난 8월 중 영입한 빈스 벨라스케즈의 부진은 롯데의 추락을 더욱 가속시켰다.
롯데는 결국 구단 역사상 최초로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수모를 당했다. '야구' 없는 쓸쓸한 한가위, 그리고 추석을 보내게 됐다.
사진=NC 다이노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