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위기 속에서 길이 열렸다. 주춤하던 수원 삼성이 새로 선보인 전술을 앞세워 위기에서 벗어났다.
변성환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서울 이랜드 FC를 상대로 리그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수원은 지난 13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하이브리드 백3 전술'을 꺼냈다. 결과는 1-0 승리. 수원은 항상 벽처럼 느껴졌던 이랜드를 꺾고 4경기 무승에서 탈출했다.
변성환 감독은 7월 말 이랜드에 패배한 직후 이 전술을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랜드전 무승을 끊어내기 위한 '이랜드 맞춤 전술'이었던 셈이다.
이날 수원은 평소와 달리 백3와 백4를 오가는 변형 전술을 사용했다. 4-4-2로 적혀 있던 수원의 선발 포메이션은 의미가 없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장석환이 왼쪽 측면 수비와 중앙 수비를 오갔고, 베테랑 김민우가 윙백처럼, 반대편의 정동윤이 미드필더처럼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위치를 달리 했다.
경험 많은 이규성과 최영준 대신 활동량이 높고 상대와 부딪힐 수 있는 홍원진과 이민혁을 배치하는 선택도 들어맞았다. 수원은 수비와 중원을 중심으로 탄탄한 방벽을 유지하면서도 공격 시에는 측면의 세라핌과 파울리뇨의 속도,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 일류첸코의 힘을 활용해 이랜드 수비를 공략했다.
일류첸코의 선제 결승골이 나오는 과정에서 이랜드 수문장 구성윤의 실수가 있기는 했으나, 수원은 일류첸코의 득점 외에도 수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이랜드전은 이번 시즌 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전체적인 경기력이 좋았던 경기였다.
이랜드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했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확인한 변 감독의 새 전술이 수원의 옵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K리그2는 플레이오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3위 부천FC(승점 48)과 8위 김포FC(승점 43)의 승점 차가 5점에 불과하다. 자칫 1~2경기만 삐끗해도 예상보다 더 크게 미끄러질 수 있는 것이다.
한때 부천과의 승점 차가 4점까지 좁혀졌던 수원은 이랜드전 승리로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지만, 언제 다시 차이가 줄어들지 모른다. 승격 플레이오프가 아닌 승강 플레이오프에 집중하고, 기회가 되면 그 이상을 노려야 하는 수원으로서는 최소 2위를 수성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증을 마친 새로운 전술이 하나의 선택지로 추가된다면 수원은 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 상대가 더욱 파훼하기 힘든 팀이 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승점 관리도 용이해질 터다. 이제 첫선을 보인 만큼 수정과 보완을 거쳐 수원의 확실한 플랜B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변 감독도 효과를 본 새 전술을 향후에도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랜드전에서 승리한 뒤 "선수 조합에 따라 계속 변화를 줄 생각이다. 상대를 분석하고 난 이후에 어떤 라인업을 구성할지에 따라 백4, 백3, 시프트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이 플랜은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에 따라 분석을 통해 카드를 꺼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