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0년 만의' 9연패, 3위는 지켰다…LG 톨허스트에 '꽁꽁'→벨라스케즈 2G 연속 패전 [잠실:스코어]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9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선두 LG 트윈스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면서 가을야구 다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2-5로 졌다.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9'까지 늘어났다.

롯데의 페넌트레이스 9연패는 지난 2005년 6월 5일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전부터 6월 14일 마산 두산 베어스전 이후 20년 만이다. 김태형 감독도 사령탑 커리어 최초로 9연패의 쓴맛을 봤다.

다만 같은 날 4위 SSG 랜더스가 KT 위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패함에 따라 롯데는 9연패를 하고도 3위를 지켜냈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한 데다 타선 침묵까지 겹쳤다. 2회초 2사 만루를 시작으로 3회초 1사 1루, 4회초 1사 1루, 5회초 2사 1루, 6회초 1사 만루, 7회초 2사 1, 2루 등 숱한 찬스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터지지 않았다.

반면 LG는 선발투수 톨허스트가 6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4안타를 몰아 쳤고, 김현수는 선제 득점과 쐐기 홈런을 책임졌다. 

LG 불펜도 '철벽'이었다. 7회초 김진성, 8회초 김영우가 롯데의 추격을 봉쇄하면서 쉽게 게임을 풀어갔다. 다만 9회초 장현식의 ⅔이닝 2실점이 옥에 티였다. 

◆8연패 탈출 도전 롯데, 데이비슨 대체 외인 벨라스케즈 호투가 관건

롯데는 이날 한태양(2루수)~고승민(1루수)~손호영(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윤동희(우익수)~유강남(포수)~김민성(3루수)~전민재(유격수)~황성빈(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빈스 벨라스케즈가 '연패 스토퍼'의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는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8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다.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3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1회 혈투 끝에 8-8로 비기면서 연패를 끊지 못하고 잠실 원정길에 올랐다.

롯데가 이날 8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선발투수 벨라스케즈의 피칭이 중요했다. 벨라스케즈는 애매한 성적 속에 방출된 터커 데이비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나선 KBO리그 데뷔전에서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직구 최고구속 152km/h를 찍으며 구위는 입증했지만, 위기에서 집중타를 허용한 게 문제였다. 롯데 야수들도 수비에서 벨라스케즈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9일 게임에 앞서 "(8월 14일)한화 이글스전도 그렇고 진 경기는 다 아쉽다. 이기던 경기가 뒤집어지면 더 그렇다"며 "기존 주전 선수들이 타격감이 좀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승률 1위 LG, 데뷔전 '완벽투' 톨허스트 어깨 기대

신민재(2루수)~문성주(우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지명타자)~김현수(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으로 롯데 선발투수 벨라스케즈를 상대했다. 선발투수는 톨허스트가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는 최근 10경기 7승3패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후반기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모두 1위를 달리는 등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를 바탕으로 순조롭게 승수를 쌓고 있다.

이날 LG 선발투수 톨허스트는 지난 12일 KT 위즈를 상대로 나선 KBO리그 데뷔전에서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부진 끝에 퇴출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곧바로 잊게 만드는 피칭으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는 오늘 투구수를 90개 미만으로 관리하려고 한다. 일주일 쉬고 다시 로테이션에 들어왔기 때문에 빌드업을 해야 한다"며 "오는 일요일(8월 24일)에 나흘 휴식 후 선발 등판한다"고 말했다.  

◆초반은 투수전, 톨허스트 vs 벨라세크즈의 호투 행진

게임 초반은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LG 톨허스트는 1회초 선두타자 한태양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이어 고승민을 2루수 땅볼, 손호영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삼자범퇴와 함께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톨허스트는 2회초 1사 후 윤동희에 볼넷, 유강남에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일단 박찬형을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2사 후 전민재의 내야 땅볼 때 자신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2사 만루로 상황이 악화됐다.

톨허스트는 이 고비에서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까다로운 타자인 롯데 황성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롯데 벨라스케즈도 호투를 펼쳤다. 1회말 1사 후 문성주, 오스틴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주자가 쌓였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LG 4번타자 문보경을 삼진,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벨라스케즈는 자신감 있는 승부를 이어갔다. 2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을 우익수 뜬공, 박동원과 구본혁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 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말에도 선두타자 박해민과 신민재를 2루수 땅볼,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을 올렸다.

◆기선 제압 성공 LG, 김현수 '폭풍 질주'로 얻은 선취점

팽팽하던 '0'의 균형은 LG의 4회말 공격에서 깨졌다. LG는 선두타자 오스틴의 안타 출루 후 문보경의 병살타로 끊겼던 공격 흐름을 김현수가 다시 살려냈다. 

김현수는 볼넷을 골라나간 뒤 후속타자 오지환의 우중간 2루타 때 2루,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향해 거침 없이 내달렸다. 오지환의 타구가 우중간을 완진히 가른 것은 아니지만 김현수의 '폭풍 질주'가 빛났다. 김현수는 멋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득점에 성공, LG에 선취점을 안겼다. 오지환도 롯데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를 틈 타 3루까지 진루, LG의 2사 3루 추가 득점 기회가 계속됐다.

LG는 4회말 2사 3루에서 박동원이 루킹 삼진을 당하며 추가 득점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5회말 공격에서 또 한 번 롯데 선발투수 벨라스케즈 공략에 성공했다.

LG는 선두타자 구본혁의 안타, 박해민의 볼넷으로 주자를 모은 뒤 신민재의 희생 번트 성공으로 1사 2, 3루 찬스가 차려졌다. 문성주가 곧바로 2타점 적시타를 작렬,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LG는 계속된 1사 1루에서 오스틴까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 1사 1, 2루 찬스를 이어갔다. 다만 문보경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혔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문성주까지 아웃되며 이닝이 종료됐다.



◆톨허스트의 완벽투 행진, 롯데 타선 완벽 봉쇄

톨허스트도 LG 타선 득점 지원에 '완벽투'로 화답했다. 4회초 1사 1루에서 박찬형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슈퍼 캐치'로 잡으며 고비를 넘겼고, 5회초 2사 1루에서는 손호영을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톨허스트는 6회초 1사 후 윤동희, 유강남에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마지막 고비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박찬형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면서 상황이 1사 만루로 악화됐다.

LG 벤치는 불펜 가동 대신 톨허스트를 믿고 갔다. 톨허스트는 일단 전민재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 급한 불을 끄고 귀중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손에 넣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대타 노진혁을 1루수 땅볼로 솎아내면서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LG '철벽 불펜', 롯데를 9연패로 몰아 넣었다

LG는 7회초부터 불펜 필승조를 가동, '지키기'에 돌입했다. 7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김진성이 1사 후 고승민, 2사 후 레이예스에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윤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면서 홀드를 수확했다.

LG는 8회초 투입된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김영우가 롯데 방망이를 잠재웠다. 김영우는 선두타자 유강남을 삼진, 박찬형과 전민재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LG는 8회말 공격에서 승기를 완전히 굳혔다. 1사 1루에서 폭발한 김현수의 2점 홈런으로 5-0까지 달아나면서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롯데는 9회초 2사 2, 3루에서 터진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로 뒤늦게 반격에 나섰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