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한 나라의 축구 스타였던 인물이 전쟁으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지난 9일(한국시간)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 공격수 술레이만 알 오베이드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구호를 기다리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축구협회는 알오베이드가 가자 남부지역의 구호 물품 센터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이 사람들을 공격한 것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그가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진 펠레를 본떠 '팔레스타인 축구의 펠레'로 불렸다. 그의 긴 커리어 동안 알오베이드는 통산 100골 이상을 넣으며 팔레스타인 축구의 빛나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라고 소개했다.
팔레스타인 축구협회는 "전 국가대표 선수이자 카다마트 알샤티 구단의 스타인 술레이만 알 오베이드가 수요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인도적 지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점령군이 표적으로 삼은 후 순교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알 오베이도의 죽음과 함께 수많은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이스라엘 전쟁 시작 이래 사망했으며 662명으로 증가했다"라며" 축구 관련 종사자의 가자지구 내 사망 숫자는 321명이며 선수, 코치진, 행정 직원, 심판진, 그리고 구단 고위직을 포함한다"라고 밝혔다.
알 오베이도는 1984년 팔레스타인 가자 출생으로 온전히 가자에서만 나고 자랐다. 그는 카마다트 알샤티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마르케즈 샤밥 알아마리(2009~2013), 가자 스포르트(2014~2016)를 잠시 거쳤지만, 줄곧 알샤티에서 뛰었으며 2023년 은퇴할 때까지 7년간 몸담기도 했다.
알 오베이드는 또 2007년 팔레스타인 국가대표로 데뷔해 A매치 통산 24경기 2골을 기록했다.
매체에 따르면, 알 오베이드는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아랍권 최고의 축구 스타인 이집트 국적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도 알오베이드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9일 영국 매체 가디언의 이스라엘 예루살렘 특파원 로렌조 톤도는 "살라가 유럽축구연맹(UEFA)가 알 오베이도를 추모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다.
UEFA는 지난 8일 X를 통해 "'팔레스타인 펠레' 술레이만 알 오베이드와 작별한다. 수많은 아이들, 심지어 가장 어두운 시대에 희망을 준 재능이었다"라고 조의를 표했다.
그러자 살라는 9일 UEFA의 게시물에 "알 오베이드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죽었는지 말해줄 수 있나?"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이 속한 UEFA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선수를 추모하는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알자지라는 "논란이 되고 있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이 5월 말 운영을 시작한 이래 팔레스타인인 1300명 이상이 구호품 분배 현장 근처에서 사망했다"라며 "최소 18명이 수요일 구호 물품 지원 요청 중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스라엘이 인도적 지원 공급에 심각한 제한을 계속 이어가면서 해당 지역에 기아 위기가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 진출했던 팔레스타인 축구 대표팀은 팔레스타인에 홈구장 없이 계속 중립 경기장에서 홈 경기를 치러왔다.
2023년부터 쿠웨이트의 자베르 알 아흐마드 국제 경기장을 활용해 온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3차 예선에서는 쿠알라룸푸르 경기장(말레이시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카타르), 암만 국제 경기장, 킹 압둘라 2세 경기장(이상 요르단)을 A매치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승인받아 홈 경기를 개최해 왔다.
한편, 팔레스타인은 3차 예선에서 5위(2승 4무 4패, 승점 10)에 머무르며 4위까지 주어지는 4차 예선 진출권 확보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축구협회, UEFA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