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9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유민 기자)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의 데뷔전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라비토는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5이닝 동안 단 하나의 피안타, 사사구 없이 4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가슴의 털이 보일 정도로 상의를 풀어헤친 뒤 역투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삼성 팬들이 깊은 인상을 전했다.
26일 경기에 앞서 박 감독은 "워낙 구위가 있는 선수니까 본인 스타일대로만 던지면 좋을 것 같다"며 "퓨처스리그에서는 던지지 않았지만 라이브 피칭을 진행을 해 염려되는 부분은 없다. 루틴만 잘 지켜준다면 충분히 자기 역할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낸 적이 있다.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데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한 헤르손 가라비토가 최고 155km/h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무실점 완벽한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 라이온즈
가라비토는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초 선두타자 이진영과 12구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진 루이스 리베라토와 승부에서는 7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문현빈의 타석에선 5구째에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1회부터 24구라는 적지 않은 공을 던졌다.
2회초에는 선두 노시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태연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 2아웃을 잡았고, 안치홍까지 3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가라비토는 이후 적극적인 승부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3회 공 13개, 4회 공 8개로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삼성이 강민호의 홈런으로 1-0 리드를 잡은 5회초에는 노시환과 김태연을 뜬공, 안치홍을 땅볼로 돌려세운 뒤 자신의 임무를 마감했다.
총투구수는 62구였다. 1회초 24구를 던진 후 남은 4이닝을 38구로 정리했다. 최고 구속은 155km/h를 마크했고, 슬라이더와 투심, 체인지업, 스위퍼 등을 고루 선보였다.
더 던질 수도 있었지만 박 감독은 경기 전 구상에 따라 5회를 마친 뒤 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데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한 헤르손 가라비토가 최고 155km/h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무실점 완벽한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삼성 감독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가라비토 얘기가 나오자,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박 감독은 "(가라비토가) 어제(26일) 첫 타자 상대를 조금 힘들어했다. 첫 타자 상대할 때 한 10개(12개) 던졌는데, 삼진을 잡고 나서는 내용이 괜찮았다"며 "투구 수를 어느 정도 정해놓고 던졌는데도 5이닝을 던진 걸 보니 공격적이고 자기 구위에 자신감도 있는 것 같다"고 가라비토의 투구를 총평했다.
이어 "어제 한계 투구수는 60구에서 70구 사이였다. 다음 경기까지는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세 번째 등판부터는 100개 가까이 던질 예정이다"며 점차 투구 수를 늘려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선발 등판 간격에 관해선 "5일 쉬고 6일째에 정상 로테이션으로 돌아갈 것"이라 답했다. 이에 따라 가라비토는 7월2일 잠실 두산전에 KBO리그 두 번째 등판을 이룰 전망이다.
가라비토의 구위가 더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박 감독은 가라비토의 구위를 두고 "더 올라올 것 같다"고 확신하며 "어제 첫 경기라서 마운드 적응도 필요했을 거다. 조금만 더 하면 제구도 좋아지고, 평균 구속도 앞으로 더 올라가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데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한 헤르손 가라비토가 최고 155km/h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무실점 완벽한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 라이온즈
가라비토는 올 시즌 한국에 건너오기 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0경기 7패 평균자책 8.53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빅리그 3경기 등판에서도 평균자책점 9.00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평균 150km/h를 상회하는 강력한 패스트볼 구위를 가졌음에도, 일정하지 못한 제구력 때문에 물음표가 따라다녔던 투수다.
이에 박 감독은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로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반대 투구를 했을 때도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니까. 포수가 몸쪽에 앉아 있다가 넘어지듯이 바깥쪽 공을 잡아도 스트라이크로 잡아준다. 그런데 미국에선 그게 다 볼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가라비토 합류로) 우리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갈 것 같다"며 "불펜에 백정현이나 우완 이승현도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 그렇게 후반기에 불펜도 어느 정도 정비가 되면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7회말 삼성 김재윤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한편, 이날 삼성은 투수 김재윤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외야수 이성규를 콜업했다. 김재윤은 26일 ⅓이닝 1피안타 1실점을 포함 6월 9번의 구원 등판에서 7이닝 8피안타(2피홈런) 평균자책점 6.43을 기록했다.
박 감독은 "(김재윤의) 구위나 구속이 나쁘지는 않았다. 야구는 흐름 싸움인데, 흐름이 안 좋다 보니까 심리적인 부분도 있고 공이 좀 몰리는 것 같다"며 "그래서 여유를 가질 수 있게끔 쉬어가라고 했다. (1군 복귀 시점은) 상황을 좀 봐야겠지만, 열흘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5번의 구원 등판에서 무실점을 기록 중인 오승환에 대해선 "지금 김재윤도 빠졌고, 오늘(27일) 같은 경우는 배찬승이 연투로 인해 휴식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조금씩 중용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구위도 좋아졌다"라고 언급했다.
오승환은 지난 26일 한화전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지난해 8월 2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수비를 마친 삼성 오승환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