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8차전에 앞서 전날 게임 퇴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체크 스윙 오심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명승부의 결말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었던 판정에 퇴장을 불사했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홍원기 감독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8차전에 앞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부터 다른 비디오 판독, 여기에 체크 스윙까지 기계에 의존하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자체가 안타까운 현실이다"라며 "(비디오 판독 확대 이전에) 공정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가 나올 수도 있지만 누구 보더라도 명백한 (오심) 부분이 번복이 안 되고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깊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은 지난 5월 31일 두산과 명품 투수전을 펼친 끝에 1-0 신승을 거뒀다. 에이스 케니 로젠버그가 7⅓이닝 1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고, 베테랑 최주환이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길고 길었던 10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키움은 다만 8회초 수비 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흥분할 수밖에 없는 오심과 맞닥뜨렸다. 로젠버그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종성을 상대로 볼넷을 내준 장면이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8차전에 앞서 전날 게임 퇴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로젠버그는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5구째 140km/h짜리 직구가 ABS존을 통과하지 않았다. 다만 임종성이 배트를 돌리려다가 멈추지 못했고, 방망이 헤드가 완전히 돌아갔다. 심판 판정이 정확하게 내려졌다면 체크 스윙이 인정, 풀카운트에서 승부가 계속돼야 했다.
하지만 1루심이었던 최수원 심판은 노스윙을 선언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에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최수원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평소 홍원기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문제는 KBO리그 규정상 체크 스윙은 비디오 판독 대상도, 4심 합의 진행도 불가능했다. 홍원기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이번 오심에 물러서지 않았다. 키움은 지난해에도 체크 스윙과 관련해 억울함이 컸던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
결국 홍원기 감독은 퇴장 조치를 받았다. 키움은 바뀐 투수 주승우가 김인태를 투수 앞 땅볼, 2사 만루에서 양의지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수 김태진이 그림 같은 호수비로 잡아내면서 8회말을 실점 없이 마칠 수 있었다. 9회말에는 베테랑 원종현이 두산의 마지막 저항을 깔끔하게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8차전에 앞서 전날 게임 퇴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홍원기 감독은 "지금 10개 구단이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면서 노력 중인데 판정 하나 때문에 승패가 좌우되는 건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다"라며 "클라이맥스에서 그 장면 하나 때문에 모든 스토리가 바뀔 수 있었다. 판정 번복이 없다는 건 알지만 그냥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퇴장을 각오하고 나갔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KBO리그는 유독 체크 스윙 오심이 자주 발생, 현장 감독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인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도 지난달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라도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도입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역시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시키면 심판들도 편하다"라며 "승부처에서는 체크 스윙 오심 하나가 흐름에 엄청 큰 영향을 끼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은 올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다만 최근 KBO 실행위원회가 2025 시즌 중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1군 시행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