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대헌이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그가 돌아왔다.
황대헌(26·강원도청)은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겸 KB금융그룹 제40회 전국남녀 종합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 합산 남자부 종합 2위에 오르며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3회 연속 올림픽 출전도 확정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각 종목 1위부터 8위까지 각각 랭킹포인트 34점, 21점, 13점, 8점, 5점, 3점, 2점, 1점이 부여됐다. 남자부에선 1~3위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권을 획득하고, 4~5위는 단체전 멤버로 이름을 올린다. 6~8위는 국가대표 후보선수로 활동한다.
황대헌은 1차 선발전에서 1500m와 500m 2위, 1000m 19위를 빚었다. 랭킹포인트 42점을 쌓았다. 2차 선발전에선 500m 1위, 1500m 3위로 종합 순위 최소 2위를 확보한 뒤 1000m를 19위로 마무리했다. 47점을 추가했다. 최종 총점 89점으로 임종언(102점·노원고)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앞서 황대헌은 '팀킬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2023-2024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현 월드투어) 1차 대회 남자 1000m,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와 1000m 결승 등에서 대표팀 내 경쟁자였던 박지원(서울시청)에게 연이어 반칙을 저지르며 박지원을 넘어트렸다.
'팀킬 논란'이 뜨거워지자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박지원과 황대헌은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서 다시 맞붙었다.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또 한 번 황대헌이 박지원을 최하위로 밀어냈다.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부 1000m 예선에서 강원특별자치도청 황대헌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부 1000m 예선에서 강원특별자치도청 황대헌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은 당시 1차 선발전 남자 1000m 1위, 1500m 2위, 500m 11위를 선보였고 2차 선발전서도 1500m 1위, 1000m 6위, 500m 13위를 기록하며 랭킹포인트 92점을 만들었다. 남자부 종합 우승을 거머쥐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황대헌은 1차 선발전 500m 5위, 1500m 14위, 1000m 32위에 그쳤고 2차 선발전서도 1500m 5위, 500m 6위, 1000m 14위에 머물며 부진했다. 랭킹포인트 13점으로 11위에 자리하며 대표팀에 뽑히는 데 실패했다.
한 시즌 동안 국제무대에 나서지 못한 황대헌은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며 당당히 2위에 안착했다.
대회 후 만난 황대헌은 "선발전이 마무리됐다. 지난 시즌 고생도 많이 했고 잘못된 점들을 고치려 노력도 많이 했다"며 "이번 선발전에선 내가 생각했던 대로, 연습했던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감사한 대회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소감을 묻자 한동안 답하지 못했다. 침묵 후 입을 연 황대헌은 "어떻게 보면 이 자리는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한 발짝 다가서는 자리인 것 같다. 정말 무겁고 중요하게 여기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배웠을까. 황대헌은 "어쨌든 좋지 않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렸다. 많이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조금 보완하려 했다. 연습한 것을 잘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3회 연속 개인 종목 출전을 이뤄냈다. 황대헌은 2018 평창 올림픽서 남자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챙겼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내년에도 개인 종목 입상을 노린다.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부 1000m 예선에서 강원특별자치도청 황대헌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대헌, 임종언, 이정민. 연합뉴스
황대헌은 개인 3번째 올림픽에 관해 "영광스럽다. 선수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지만 대한민국 '원 팀(One team)'으로서 동료들과 같이 잘 해내고 싶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연습하며 부족한 점들을 채우겠다. 한 조각씩 완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보완점을 꼼꼼하게 찾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자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상위 5명의 선수 중 맏형이 됐다. 1위 임종언과 3~5위 신동민(고려대), 이정민, 이준서(이상 성남시청)는 모두 2000년대생이다. 1999년생인 황대헌은 "물론 나도 아직 어리지만, 이렇게 잘하는 어린 선수들이 나와줘 너무 고맙고 한편으론 즐겁다.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즐겁고 설레는 마음이다"고 미소 지었다.
선발전 중간중간 임종언과 서로 등을 다독이며 격려하기도 했다. 황대헌은 "오랜만에 어리고 잘 타는 선수가 나와 기특하고 뿌듯했다. 즐거워서 그랬다"고 돌아봤다. 그는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어린 선수들과 비교하면 내가 생각보다 나이가 있더라. 앞으로 친해지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황대헌은 개인사로 얽힌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도 올림픽 무대서 격돌할 예정이다. 린샤오쥔이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 두 선수는 2018 평창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만나게 된다. 물론 그때는 두 선수 모두 한국 대표팀 소속이었다.
2019년 6월, 황대헌은 린샤오쥔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고 린샤오쥔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듬해 4월 열리는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결국 린샤오쥔은 고심 끝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결정했다. 이후 대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린샤오쥔의 국적이 중국으로 바뀐 뒤였다. 이후 린샤오쥔은 중국 대표팀의 주축이 됐다.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남자부 1000m 예선에서 강원특별자치도청 황대헌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