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 이후 시대를 준비하며 장기적인 대체자 영입까지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 레전드가 손흥민 방출을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1일(한국시간) "폴 로빈슨은 토트넘에 손흥민에 대해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부진에 대해 흥미로운 관찰을 했고, 이번 여름 손흥민과 성급하게 헤어지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여름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토트넘과 1년 연장 옵션을 체결하며 2026년 여름까지로 계약 기간을 늘린 상태다. 이를 대비해 손흥민을 대체할 자원을 물색하고 있다.
스퍼스웹은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의 에베리치 에제를 유력한 영입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랜 기간 에제에게 관심을 가져왔으며, 그를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관심은 손흥민을 둘러싼 토트넘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손흥민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바이에른이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하면서 "토트넘에서 그의 미래는 불확실하며, 바이에른은 충분히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뮌헨과 계약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토트넘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앞둔 그가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뮌헨이 나왔다"며 뮌헨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뮌헨이 다음 시즌 공격진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 손흥민은 뮌헨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부합하는 선수다. 손흥민은 뮌헨에서 그간 없었던 우승 트로피를 들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손흥민이 뮌헨으로 가면 우승컵을 추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팀토크는 "손흥민이 예전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여전히 팀에 가치는 있다"며 "손흥민을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장직에서는 내려와야 한다. 토트넘에는 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태도에 실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ESPN은 "손흥민은 논란을 일으키는 선수가 아니지만, 새로운 계약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 대신 1년 옵션을 발동하며 손흥민의 미래를 유보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토트넘의 접근 방식은 논리적일 수 있지만, 손흥민과 팬들에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손흥민의 거취가 불확실한 가운데 뮌헨과의 연결설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해리 케인은 "토트넘에서 한 명을 뮌헨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 손흥민을 선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SPN, 마르카 등에서 활동하는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는 "뮌헨은 사비 시몬스 영입이 불발될 경우 손흥민을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뮌헨은 차기 시즌 공격진 개편을 준비 중이다. 레로이 사네, 킹슬리 코망 등의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며 플로리안 비르츠, 사비 시몬스 등이 새로운 타깃으로 떠올랐다. 손흥민도 후보 리스트에 포함됐으며 만약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부터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뮌헨 입장에서는 이적료 없이 손흥민을 데려올 수 있는 가능성도 고려할 만한 요소다.
손흥민의 독일 무대 경험도 주목할 부분이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치며 유럽 무대에 적응했던 손흥민은 뮌헨에서도 빠르게 녹아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김민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팀토크는 "손흥민은 바이에른에 매우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토트넘에서 호흡을 맞췄던 케인과의 재회도 흥미로운 요소다. 뮌헨의 2선 자원은 무시알라를 제외하면 케인과 확실한 호흡을 맞출 공격수가 부족하다. 손흥민이 합류할 경우, 케인의 득점력은 더욱 극대화될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는 토트넘에서 47골을 합작하며 EPL 역대 최다골 듀오로 기록됐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퍼드가 첼시 시절 합작했던 36골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손흥민의 주급이 합리적이라는 점도 고려할 만한 요소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7월 토트넘과 두 번째 재계약을 체결힐 때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4935만원), 연봉 약 988만 파운드(약 181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킹슬리 코망과 세르주 그나브리(1900만 유로, 약 288억원)도 현재 손흥민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동료 김민재는 1700만 유로(약 258억원)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팀 내 7위에 해당하는 급여다.
스페인 매체에 따르면 뮌헨은 코망, 그나브리, 자네 등 측면 자원을 매각하길 원하다고 주장했다. 이 선수들의 급여를 생각하면 손흥민(약 181억원)은 저렴해 보일 정도다. 뮌헨이 충분히 손흥민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로빈슨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로빈슨은 "토트넘과 손흥민이 맺은 관계, 손흥민이 보여준 성과 수준을 고려하면 방출을 결정하는 건 어렵다. 해리 케인이 떠나고 손흥민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며 "이제 손흥민의 폼이 떨어졌고, 사람들은 그에 대해 판단하고 있으나 폼 저하는 손흥민 본인만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평하게 말하자면 손흥민은 형편없는 팀에서 뛰고 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형편없었다"면서 "시간은 어느 순간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1년 연장 계약을 제시했다는 사실은 손흥민에게 여전히 금전적 가치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손흥민이 형편없는 팀에서 뛰고 있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가져다 줄 수 있는 걸 고려하면 방출해서는 안 된다. 손흥민은 상업적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나는 여전히 손흥민이 줄 수 있는 게 훨씬 더 많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결국 손흥민의 거취는 토트넘의 태도에 달려 있다. 계약 연장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체자 영입이 가시화된다면 손흥민도 새로운 도전을 고려할 수 있다. 10년 동안 헌신한 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될지, 토트넘이 끝내 그를 붙잡을지 마지막까지 손흥민의 미래를 둘러싼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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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