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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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 텃세? 이건 폭죽 테러!→조직적 움직임 정황…포항, 말레이시아 원정서 잠 못 잤다

기사입력 2025.02.18 17:23 / 기사수정 2025.02.18 17:2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구단 일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겪어 봅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말레이시아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포항스틸러스 관계자의 격앙된 목소리에 분노가 느껴졌다. 

포항 관계자는 18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경기 전날 밤 11시부터 계속해서 폭죽이 터졌다. 간헐적으로 5~10분 간 터지고 쉬기를 반복하더니 새벽 6시까지 폭죽이 계속 터졌다"며 야밤에 선수단은 물론 코치진과 직원, 심지어 대표이사까지 폭죽으로 인해 잠을 자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오는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있는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JDT)과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을 치른다. 



현재 조호르가 5위(3승 2무 2패∙승점 11), 포항이 8위(3승 4패·승점 9·골득실 -3)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포항이 순위를 뒤집고 6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포항은 험난한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리그 스테이지 7차전 홈경기에서 0-4 대패, 15일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개막전 0-3 완패로 흔들린 채, 부랴부랴 말레이시아로 향했다. 

화요일 경기여서 포항은 지난 주말 토요일 경기 직후 곧바로 조호르로 건너가 조호르 원정을 준비했다. 포항 관계자에 따르면, 첫날 밤에도 밤 11시경에 폭죽이 터졌지만, 단발성에 그쳐서 크게 개의치 않았었다. 

하지만 둘째 날인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사단이 벌어졌다. 다시 밤 11시부터 시작된 폭죽이 멈출 줄을 몰랐다. 포항이 묵는 호텔 주변으로 엄청난 양의 폭죽이 일정 간격을 두고 쉼 없이 터졌다. 



포항 관계자는 "호텔 측에 밤 12시경 경찰에 신고를 요청했다. 경찰을 부르는 것 외에 호텔에서도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했다. 구단 직원이 외부에 나가 보니 경찰차 한 대가 순찰하고 있었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라며 "경찰이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눴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보내줬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단 직원이 직접 경찰과 동행해 순찰을 하겠다고 해서 돌아다녔다. 픽업트럭이 총 5대가 돌아다니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했다"며 "트럭 안에서 한 명이 폭약을 준비하고 다른 한 명이 준비된 폭약을 길가에 놔뒀다"라고 덧붙였다. 

포항 관계자가 증거로 채집한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해당 폭약은 불꽃놀이 축제를 위해 준비하는 규모가 큰 폭약이었다. 보통 해변가에서 사용하는 작은 수준의 폭죽이 아니었다. 실제 영상에서 폭죽의 규모도 상당했다. 



보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현지 팬들이 원정팀 숙소에서 폭죽 테러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이러한 폭죽 테러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포항 관계자는 "선수단과 감독님, 코치진도 계속된 폭죽에 잠을 설쳤다. 김치곤 코치도 계속 밖에 나와 상황을 살피기 바빴다. 심지어 대표이사님까지 원정에 동행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해당 상황에 대해 증거를 채집해 경기 감독관에게 AFC 측에 보고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는 회신이 없다. 경기장에 출근해서 감독관을 만나 이에 대해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6위 부리람 유나이티드(승점 11∙골득실 -5), 7위 산둥 타이샨(승점 10∙골득실 -2)과 격차가 적기 때문에 포항은 이번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교롭게 부리람은 포항보다 앞선 오후 7시 광주 원정을 치르고 산둥은 다음 날 오후 7시 울산HD 원정을 치른다. 한국팀들이 모두 승리하면 포항이 더 높은 순위로 리그 스테이지를 마칠 수 있다. 



조호르 입장에서는 이 경기를 승리한다면 광주(승점 13)를 제치고 4위까지 올라설 수 있어 이 경기가 비록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최종전임에도 불구하고 중요하다. 

박태하 감독은 17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제 순위는 중요하지 않고, 일단 8위 안에 들어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16강 진출을 위해서 우리 팀은 동계 훈련을 착실히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ACLE 가와사키전은 실패했고, 또 뒤에 펼쳐진 K리그1 개막전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지만, 선수들을 믿고 있다. 두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우리가 준비한 대로 전술적인 부분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빠르게 극복하리라 생각하고 내일 경기를 계기로 이런 위기를 극복하면 좋겠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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