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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세계선수권 불참' 김연아, 여전히 스케이터인 이유

기사입력 2011.10.19 07:36 / 기사수정 2011.10.19 07:3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예상대로였다. 김연아(21, 고려대)는 내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연아는 "이 부분에 대해 결정을 했다. 이번 시즌은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랫동안 올림픽 위해 달려왔다. 시합 준비를 하느라 바빴고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0~2011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이후, 김연아는 아이스쇼 출연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그리고 각종 행사의 홍보대사 일에 전념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선수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심했던 그는 스케이터와 스포츠 외교관의 벽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김연아는 일찌감치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대한 의사는 "좀 더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남겼다. 아이스쇼와 각종 행사 참여 등 국내 일정을 마친 김연아는 지난 8월 31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LA로 출국했다.

LA에 위치한 웨스트이스트팰리스 링크에서 훈련을 가진 김연아는 보스턴 하버드대학교 브라이트 하키 센터에서 개최되는 암환자를 위한 기금마련 자선 아이스쇼에 출연했다. 또한, 미국 국무부의 초청을 받아 만찬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러한 일정을 마친 김연아는 국내에 입국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을 결심했다면 준비에 들어갔어야 하는 시기였다. 지난해 10월초, 김연아는 피터 오피가드(53, 미국) 코치를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착수했다.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45, 캐나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받았고 올 초까지 미국 LA에서 훈련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LA로 전지훈련을 떠난 지 50일 만에 귀국했다. 19일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창립총회 참석하기 위해서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려면 지금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어야 한다.



김연아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번 시즌은 편히 쉬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연아는 처음으로 한 시즌을 완전히 쉬게 됐다. 이러한 일은 김연아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뜻을 이룬 스케이터들은 대부분 한 시즌을 쉬거나 혹은 은퇴를 선언하며 다른 길을 걸어갔다.

지난 시즌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 시즌은 스케이터 외의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념했던 그는 현재 유니셰프 국제친선대사이자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글로벌 명예홍보대사이다. 또한, 2012년 인스부르크 동계청소년올림픽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현역 시절, 업적을 이룬 선수들이 스포츠 외교관로 활동하는 모습을 김연아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김연아는 스케이터의 길보다 스포츠 외교사절의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을 쉬는 것이 은퇴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을 쉬는 것이고 다음 시즌 문제는 그 때가서 이야기 할 것이다.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할 때 은퇴라고 말할 것이다. 올 시즌은 쉰다는 것이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지만 김연아는 스포츠 외교사절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선수 이외의 길에 대해 모색했던 김연아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김연아가 아직 현역에서 은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연아는 국내에서 머물 때, 특별한 활동이 없는 날은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훈련에 임할 예정이다.

현재 김연아는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 함께했던 피터 오피가드 코치는 지난 시즌만 계약이 돼있는 상태였다. 김연아는 미국 LA에서 기본 체력을 훈련과 아이스쇼를 위한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고 밝혔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스케이터들은 공연을 위해 꾸준하게 훈련에 임한다. 그리고 김연아는 좋은 기량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지난 세계선수권을 통해 증명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 플루센코(29, 러시아)는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한 뒤, 다시 복귀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스테판 랑비엘(스위스)을 비롯한 몇몇 스케이터들도 은퇴 뒤, 다시 현역에 복귀한 사례를 보여줬다.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우승자인 안도 미키(24, 일본)는 올 시즌 그랑프리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리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조애니 로셰트(25, 캐나다)도 지난 시즌을 완전히 쉰 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는다.

'피겨의 전설' 카타리나 비트(45, 독일, 1984, 1988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은퇴 이후, 공연 출연과 스포츠 외교 활동을 했다. 하지만,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29세였고 올림픽 7위에 올랐다.

현역과 은퇴의 갈림길에서 고심하는 스케이터는 김연아 뿐만이 아니다. 스케이터로서 모든 것을 이룬 김연아는 은퇴를 선언할 수도 있다. 또한, 현역 무대에 대한 열망이 다시 타오르면 복귀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김연아 자신의 의지다. 올 시즌 경쟁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빙판을 떠나지 않은 김연아는 '스케이터'로 남아있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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