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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통합 4연패' 감독, 더 먼 곳 본다…"다음 시즌에도 질 생각 없어" [안산 현장]

기사입력 2024.04.03 05:44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완성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 받고 있다. 안산, 고아라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완성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 받고 있다. 안산,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안산, 최원영 기자) 아직 오를 고지가 많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OK금융그룹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7-25 16-25 21-25 25-20 15-13)로 승리했다.

챔프전 3연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V리그 역사상 최초로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대업을 일궈냈다. 2020-2021시즌부터 통합우승을 맛본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V리그 역대 두 번째로 통합 3연패를 기록했다. KOVO컵 대회 우승까지 더해 창단 첫 트레블을 선보였다(남자부 역대 두 번째). 올 시즌 역사에 새로이 이름을 새겼다.

챔프전 MVP는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결과 22표를 획득,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4표, 아포짓 스파이커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가 3표,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과 세터 한선수가 각 1표를 얻었다.

이날 교체 출전한 임동혁이 블로킹 2개 포함 18득점(공격성공률 64%), 선발 출장한 정지석이 블로킹 2개, 서브 1개를 얹어 18득점(공격성공률 50%)으로 쌍포를 가동했다. 막심이 13득점(공격성공률 54.17%), 교체 투입된 정한용이 10득점(공격성공률 83.33%)으로 뒤를 이었다.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가 힘을 합쳐 팀을 지휘했다.

우승 후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OK금융그룹의 홈이라 상대가 강하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진짜 강해 우리 팀이 흔들리기도 하고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버텨줬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도 너무 잘해줘 기분이 정말 좋다"고 미소 지었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선수들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완성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안산, 고아라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선수들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완성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안산, 고아라 기자


이어 "이번 시즌을 돌아보면 적어도 20명의 선수가 코트를 오가며 득점을 만들어낸 것 같다. 3차전이 좋은 예시인 듯하다"며 "그런 선수층을 가지고 멋진 역사를 만들어냈다는 게 자랑스럽다. 팬분들,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까지 대한항공의 구성원 모두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상기된 목소리를 들려줬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올 시즌은 '투지'의 해였다. 투지가 있어 기회를 얻었고, 기회를 잡아냈다"며 "정말 원했던 목표를 이뤄내 기분이 좋다. 조금 쉬고 나면 다시 다음 시즌이 찾아올 것이다. 새로운 배구를 요리할 준비도 하겠다"고 전했다.

정규리그서 허리 부상, 경기력 난조 등으로 주춤했던 정지석이 챔프전서 부활해 MVP까지 품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원래 팀이 아닌 선수 개인을 언급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지석에 관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지석은 정말 힘든 시즌을 보냈다. 챔프전에서 몸이 완성되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 MVP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기쁘다. 해낼 수 있었다는 게 행복하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 시즌엔 더 나아가 '통합 5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는 질 생각이 없다. 경기력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며 "선수단이 휴가 후 복귀하면 그때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 기존 플레이에 약간의 맛을 가미할 수 있는 조미료도 넣어볼 것이다. 그래야 새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배구를 보시는 분들이 기쁨, 행복, 영광을 얻는다면 그게 가장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단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완성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안산, 고아라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단이 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완성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안산, 고아라 기자


주전 아포짓으로 중심을 잡아준 임동혁이 오는 29일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다. 주전들의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다. 관련 질문에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승을) 즐길 시간을 조금만 달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임동혁은 입대 전 환상적인 마무리를 해줬다. 이제 다른 해결사를 찾아야 한다"며 "그래도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 줬다. 그게 제일 긍정적인 수확이다"고 답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022시즌부터 대한항공을 지휘했다. 부임 직후 '호기심 배구'를 외쳤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새로운 배구를 선보이겠단 각오였다. 그는 "선수들이 호기심 배구를 잘해주고 있다. 스스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기도 한다"며 "훈련 때 나온 모습들이 실전 경기에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마지막 포인트는 대단했다"고 미소 지었다.

대한항공은 5세트 14-13서 미들블로커 조재영의 세트에 이은 미들블로커 김민재의 속공으로 마지막 점수를 완성했다. 조재영은 본래 세터 출신으로 이날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그런 점들을 고려해 투입한 것이다. 조재영은 평소 훈련 때도 세트 연습을 조금씩 한다"며 "우리 코트엔 6명의 세터가 있다. 상황에 따라 누구든 그런 플레이를 해낼 수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제 휴가를 즐길 시간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 한다. 가능할진 모르지만 배구 여행도 하고 싶다. 여기저기 다니며 다른 나라의 배구를 보고자 한다"며 "여유로운 일정 안에서 움직이려 한다. 물론 그 전에 아시아쿼터나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사진=안산,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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