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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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질문에 웃으며 "나이스 퀘스천"…선수들 눈물 못 봤나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2.09 00:44 / 기사수정 2024.02.09 00:44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나승우 기자) 선수들과 감독이 태도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후 눈물을 꾹 참은 선수들과 달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인터뷰 자리에서도 환한 미소로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진행된 입국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아시안컵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하고 돌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대표팀은 지난 7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서 0-2로 완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상대로 2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쳤던 여파가 컸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초라하게 짐을 쌌다.



우승을 목표로 했던 만큼 4강이란 성적은 분명 아쉽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만족스러운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특히 더 아쉬웠다.

요르단전은 말 그대로 선수들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무너진 경기였다. 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패스 자체가 부정확했고, 전방에서 뛰어다니는 선수들의 움직임도 둔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세세한 위치 조정이라거나 적절한 교체 타이밍, 선수들의 역할 변화 등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유효슈팅 0개라는 처참한 경기력으로 자멸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4강 탈락이라는 결과에 대한 아쉬움에 눈물을 꾹 참아야 했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서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부상으로 낙마한 후 줄곧 신들린 선방으로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조현우는 "이기고 싶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 것 같다"라고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주장 손흥민은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죄송하다"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강인은 "지금 누군가를 탓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 나도 이번 대회를 하면서 너무 많은 점을 느꼈고, 많이 발전을 해야된다는 걸 느겼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진수는 아예 펑펑 울었다. 부상 의심으로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전 교체 출전 외에는 벤치를 지켰던 김진수는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미소를 유지했다. 요르단 감독과 악수할 때도 환하게 웃었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에 외신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클린스만 감독은 그의 팀이 패배한 뒤 미소를 지으며 요르단 감독을 축하하는 모습이 포착돼 한국 팬들과 기자들의 분노를 샀다. 특히 몇몇 한국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입국 기자회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좋은 질문이다"라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이 팀을 이끌게 돼 상당히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라고 답했다.



4강 탈락이라는 성적에 대해서도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았기에 그런 부분들을 좀 생각하고 싶다"라며 절대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요르단전 유효슈팅 0개의 원인을 묻자 "우리가 기회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이런 밀집 수비를 상대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상당히 실망스럽다"라며 "황희찬, 이강인, 손흥민 등 전방에 있는 선수들에게 슈팅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경기 후에도 상당히 화가 나고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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