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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쭉해진 롯데, 깜짝 놀란 김태형 감독…"난 살빼라고 한 적 없다" [괌:스토리]

기사입력 2024.02.02 06:35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2월 1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진행된 팀의 2024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2월 1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진행된 팀의 2024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괌, 김지수 기자) "내가 살 빼라고 시킨 게 절대 아니다. 다이어트가 얼마나 힘든 일인 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일(한국시간) 오후부터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2024 시즌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에 돌입했다. 전날 오전 8시 버스로 부산 사직야구장을 출발, 오후 3시 인천공항 도착 후 저녁 7시 괌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자정 즈음 앤토니오 B. 원 팻 국제공항에 도착해 숙소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소화했음에도 선수들의 얼굴은 밝고 분위기는 활기찼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13명의 코칭스태프와 투수 20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7명 등 총 63명이 오는 20일까지 체력 및 기술 훈련 위주로 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2차 캠프지는 일본 오키나와다. 롯데는 2월 21일부터 무대를 옮겨 2월 26일까지 스프링캠프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연습경기를 치른다. 2월 22일에는 일본 프로야구 치바롯데 1군 선수단과 합동 훈련, 24~25일에는 2차례 교류전도 펼친다.

올 시즌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신임 감독은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 시작 전 단체 미팅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하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고 확률도 높아진다"며 "경기를 할 때도 상대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당장 내가 실력이 안 되더라도 상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좋은 기량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후 마무리 캠프 기간 신인급 및 1.5군급 선수들의 기량 확인과 얼굴을 익히면서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2월 1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진행된 팀의 2024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이 2월 1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진행된 팀의 2024 스프링캠프 1일차 훈련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KBO리그는 비활동 기간인 12월부터 1월까지 단체 훈련이 금지되어 있다. 스프링캠프 일정을 2월부터 3월초까지 밖에 소화할 수 없어 단체 훈련 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감독들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훈련 강도를 높게 가져갈 수 있도록 선수들이 겨우내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 올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이날 선수단 단체 미팅 종료 후 "예전에는 스프링캠프 기간이 길었지만 요즘은 다르다. 선수들이 몸을 미리 잘 만들어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선수들도 사령탑의 마음을 읽은 듯 스프링캠프 전 철저한 자기관리와 개인 훈련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괌에 넘어왔다. 특히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쓴 듯 한눈에 보기에도 체중이 많이 줄어든 선수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올 시즌 롯데 주장을 맡은 최고참 전준우부터 주전포수 유강남, 2년차 김민석 등이 대표적이다. 

전준우는 "정규시즌 때와 비교하면 체중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항상 비시즌 때는 더 관리를 해서 스프링캠프 시작 시점에는 지금처럼 가벼운 몸으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은 자신이 선수들에게 다이어트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군살을 쫙 뺀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롯데 자이언츠 최고참 전준우와 주전포수 유강남이 체중을 크게 줄인 가운데 2월 1일부터 시작된 팀의 2024 괌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최고참 전준우와 주전포수 유강남이 체중을 크게 줄인 가운데 2월 1일부터 시작된 팀의 2024 괌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베테랑 감독들은 스프링캠프 첫날 선수들의 움직임만 봐도 개개인이 어떻게 준비를 해왔는지 금세 파악한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김태형 감독 눈에는 당연히 선수의 몸 상태와 마음가짐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석은 살을 더 뺄 게 없을 것 같은데 얼굴이 더 작아졌다"고 웃은 뒤 "나는 선수들에게 체중을 줄이라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내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살 빼는 게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김민석은 살을 빼서 스프링캠프에 온 게 아니었다. 외려 지난해 정규시즌 때와 비교하면 체중이 더 늘었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김민석은 "머리를 짧게 잘라서 살이 많이 빠진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4kg정도 몸무게가 늘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민석이 지난해 10월 마무리 캠프 때부터 훈련도 많이 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체격이 더 커지면서 얼굴이 더 작게 보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번 괌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하기도 했지만 이날 1일차 훈련은 과감히 오전 일정을 생략했다. 선수들의 이동 피로를 고려해 정오부터 오후 4시께까지 가볍게 현지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2월 1일부터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2024 시즌을 대비한 1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2월 1일부터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2024 시즌을 대비한 1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선수들은 1일 오전 늦게까지 숙소에서 충분한 수면을 취한 뒤 11시쯤 데데도 야구장에 집결했다. 인근 건물에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캐치볼로 몸을 풀고 각 파트별 훈련을 실시했다. 

김태형 감독이 스프링캠프 기간 가장 크게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부상 방지다. 롯데의 훈련지 괌 데데도 야구장은 평소 현지에서 거의 이용객이 없는 곳이다.

괌은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거의 없어 데데도 야구장 관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일본, 미국 등과 다르게 구장 관리 전문 인력도 현지에 없어 롯데는 구단 시설관리팀 직원들을 지난달 초 미리 괌으로 보내 그라운드 상태를 개선했다. 

대신 장점도 있다. 야구장 3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야수조, 투수조의 훈련이 완벽하게 분리된다. 외야 펜스는 간이로 설치되어 있지만 메인 구장은 규모가 작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배팅 훈련 진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단에 "야구장 분위기가 다소 산만하고 바람도 많이 분다. 내야 바운드도 불규칙하다"며 "내가 여러분들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건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괌,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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