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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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팬 앞 강등 수모' 수원 삼성의 예견된 몰락과 뒤늦은 각오[현장뷰]

기사입력 2023.12.03 07:00



(엑스포츠뉴스 수원, 박지영 기자) K리그 명문 구단 수원 삼성이 2만 여명의 홈팬들 앞에서 구단 역사상 첫 강등 수모를 당했다.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B 최종전에서 강원FC와 0:0의 스코어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1:1로 비기며 수원은 8승9무21패, 승점 33점으로 수원FC와 승점 동률를 이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35골:44골로 밀려 12위가 확정되어 2부 리그로 다이렉트 강등되는 현실에 직면했다.

 




1995년 창단한 수원은 K리그 우승 4회(1998, 1999, 2004, 2008년), FA컵 우승 5회(2002, 2009, 2010, 2016, 2019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2000-01, 2001-02년) 등을 비롯해 24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통의 명가로, 그만큼 K리그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큰 팬덤을 자랑하는 구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찬란했던 영광은 모두 지난 일들이 되었다. 수원은 지난 시즌 10위를 기록하며 승강 PO 끝에 간신히 잔류했다. 안일한 구단 운영과 잦은 감독 교체 등을 이유로 수원 팬들의 잦은 비판이 이어졌지만 구단에게는 달라진 것도, 두 번의 기적도 없었다. 결국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무르며 창단 28년 만에 최초로 K리그2(2부)행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는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걸개를 비롯해 프런트의 책임을 묻는 여러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12월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관중석을 메운 수원 삼성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선수단을 향해 굳건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킥오프 전부터 수원의 청, 백, 적색의 카드섹션을 통해 하트를 그려보였고, 후반전에는 청백적 우산과 종이 꽃가루를 이용한 응원전을 펼치는 광경도 연출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무승부를 알리는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양 팀의 희비가 교차했다. 기뻐하는 강원 선수들 사이에서 수원 선수들은 강등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거나 얼굴을 싸매쥐며 괴로워했다. 



경기 내내 끊임 없이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북돋던 서포터즈석에는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일순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도 잠시, 이내 관중석 곳곳에서 프런트를 향한 고성과 야유가 터져나오며 거센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 

흥분한 극소수의 팬들이 스태프들과 충돌을 일으키며 관중석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확성기를 쥔 한 팬은 대표이사와 단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경기장으로 물병과 캔은 물론 그라운드에 도열해 고개를 떨군 선수단 앞으로 홍염(응원용 연막탄)까지 날아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준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염기훈 감독 대행, 김보경과 오동석 단장의 릴레이 사과가 이어졌다. 수원의 레전드 염기훈 대행은 참담한 심정으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떨궜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단 등 뒤로 띄워진 전광판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는 말과 함께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 삼성이 되겠습니다'는 공허한 문장만이 번갈아 가면서 반짝일 뿐이었다.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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