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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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박해수 "욕망의 끝 달려간 인간 이야기 매력 느꼈죠"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3.04.07 09:00 / 기사수정 2023.04.10 13:5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해수는 감사하면서도 두려운 감정이 든다며 ‘즐거운 악몽’이라는 말을 한 적 있다.

메피스토 역을 맡아 일주일 정도 공연에 임한 박해수는 “지금은 편안하게 자고 있다. 그런데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집에 가면 뻗는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워낙 늦게 끝나서 아이 얼굴을 한 번 보고 열심히 빨리 자요. (아내가) 가끔 장어도 사다 놔주시고 삼계탕도 준비해주시고 그렇습니다. 제가 들어올 때 안 자는 게 미안해요. 아들이 18개월인데 잘 시간에 자야 하는데 빨리 불을 꺼야 수면 교육이 잘되는데 말이죠. 지금은 체력을 보충하고 있고 재밌게 임해요. 오후 1시, 2시부터 연습하면서 연출님과 못다 한 디테일을 잡고 있고요. 조금씩 새롭게 만들고 있어요.”



연극 ‘파우스트’는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와 실수 앞에서 좌절하던 인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내용을 담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베스트셀러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20대부터 집필을 시작해 죽기 직전까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인생의 역작이다.

“원작 그대로의 관계성 유지하려고 했어요. 여러 논문도 있고 그레첸을 메피스토가 죽였느냐, 파우스트가 죽였느냐 여러 가지 말이 분분한데 원작 그대로의 해석만 가져갔어요. 관객에게 상상에 맡기고 대신 악마는 언제나 존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죠.”

‘파우스트’는 인간의 욕망과 탐구,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질문을 다룬다. 고전이지만 현대, 그리고 미래에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파우스트가 하는 말들이 무슨 말인지 정말 몰랐거든요. 어떤 고민과 갈등이 있는지 잘 몰랐는데 연습하면서 와 닿더라고요. 파우스트가 가진 욕망, 지식에 대한 욕망이 철학, 신학 등 한 분야에 대한 얘기가 아니고 지금 시대에서 욕망의 끝을 달려간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 같아 매력을 많이 느꼈어요.

메피스토가 유혹하는 것도 악마가 악의 씨앗을 어떻게 뿌렸느냐는 개념으로 선과 악의 개념이 불분명한 지금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에는 안 좋은 사람들도 존재하는데 어떻게 시작이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거든요. 본성에 대한 얘기가 끊임없이 나와요. 방황하는 인간이 어떻게 파멸하고 구원받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해요.”



박해수는 파우스트 박사에게 새로운 삶의 대가로 영혼을 건 계약을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로 열연 중이다. 앞서 악의 평범함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던 그는 “메피스토 대사가 많이 와닿았다”라고 밝혔다.

“악이지만 논리 있고 가치관이 분명히 형성돼 있어요. 지금 시대에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죠. 악마로 보이는 것보다 보험 설계사, 세계 최고의 보험 설계자, 보호자, 애인, 친구, 선배, 사랑하는 후배 등으로 접근하는 걸 염두에 뒀어요. 

신마다 변화해도 결국 메피스토와 한데 묶였어요. 다양한 실험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평범하게 접근했고 지금은 더 강력하게 ‘나 악마야’ 하면서 나오죠. 지금 시대의 악마는 람보르기니를 끌고 돈을 앞세우고 탐욕의 씨앗을 뿌리며 ‘너 원해? 원하지 않으면 오지마’ 이게 더 유혹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등장부터 변화가 있었어요.”



이번 ‘파우스트’는 5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다. 박해수는 2018년 '두산인문극장 - 2018 이타주의자'의 하나로 공연한 '낫심'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서고 있다.

그는 “결혼한 지 5년 됐다. 아내는 내가 무대에 선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할 정도로 연극 공백기가 있었다.

“즐겁지만 긴장도 많이 됐어요. 첫 공연부터 지금까지 매일 며칠간 하면서도 즐겼다고 생각했지만 엄청 무섭기도 했어요. 두렵고 긴장도 되고 뭐라도 어긋나지 않으면 좋겠는데 어긋나는 게 공연이긴 해요. 그래도 내가 어긋나도 상대가 받쳐줘 감사한 게 공연이에요.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려움으로 시작하는데 갈수록 배우들, 관객의 힘을 받아 즐거워요.” 

사진= 샘컴퍼니, BH엔터, LG아트센터, ARTE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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