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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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본헤드+강제 투수 교체, 헛웃음만 나왔던 4시간 혈투

기사입력 2022.06.02 22:52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올 시즌 두 번째 '엘롯라시코' 3연전은 혼돈 그 자체였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손꼽힐 본 헤드 플레이는 물론 코칭스태프의 황당한 판단 착오로 4시간 혈투를 스스로 자초했다.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팀 간 6차전은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벌였지만 2-2 무승부로 끝났다. 양 팀 모두 필승조를 모두 쏟아붓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LG가 2회초 이재원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지만 롯데도 2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고승민의 동점 2루타, 정보근의 역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롯데가 2-1의 리드를 잡았다.

게임은 이후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 속에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롯데 박세웅, LG 이민호가 나란히 호투를 펼치면서 한 점 차 승부가 유지됐다.

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 건 LG의 7회초 공격 때부터였다. 2사 후 대타 이형종의 빗맞은 뜬공 타구를 롯데 우익수 고승민이 포구하지 못하면서부터 KBO 역사에 길이 남을 본 헤드 플레이가 시작됐다.

고승민은 전력질주 후 라인 선상까지 도달한 뒤 글러브를 뻗었지만 타구가 들어갔다 나오면서 페어가 선언됐다. 하지만 고승민은 파울로 착각한 듯 넥스트 플레이를 이어가지 않았고 외려 공을 주워 볼보이에게 전달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이형종의 타구 상황을 2루타 후 안전진루권을 부여해 득점으로 처리했다. KBO 야구규칙 6조 1항에 따라 타구가 외야에 위치한 볼보이의 신체 및 볼보이가 소지한 일체의 장비(의자 포함)에 맞았을 경우 고의 여부를 불문하고 두 개의 베이스가 주어진다는 규정을 적용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거세게 항의했지만 심판진의 설명을 들은 뒤 곧바로 그라운드를 내려갔다. 대신 고승민을 장두성으로 교체하며 본 헤드 플레이를 우회적으로 질책했다.

LG 벤치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연장 10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이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2루타를 맞자 경헌호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향했다. 투수 교체가 목적이 아닌 고우석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였지만 경 코치는 이미 2회, 8회 마운드를 방문했다는 점이다.

KBO 스피드업 규정에 따르면 감독 또는 코치가 경기 중 마운드를 방문하는 횟수를 2회로 제한한다. 포수의 경우 연장전에 추가적으로 1회 더 마운드에 올라갈 기회를 주지만 코칭스태프는 예외다. 

경 코치와 류지현 LG 감독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뒤 심판진에게 잠시 어필했지만 규정에 따라 투수를 무조건 교체해야 했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진성이 급히 투입됐다.

김진성이 이대호를 자동 고의사구, DJ 피터스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시켜 롯데가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롯데도 웃지 못했다. 장두성이 삼진, 배성근이 파울 플라이, 이학주가 내야 땅볼로 차례 대로 물러나면서 승리의 기회를 날렸다.

연장 11회, 12회에도 결승타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았고 무승부라는 허무한 결말 속에 승부가 마무리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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