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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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레터' 려욱 "연예인 직업 불안정, 18세 세훈에 이입하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2.01.29 13:33 / 기사수정 2022.01.29 13: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팬레터'에서 세훈은 롤모델인 해진에게 히카루라는 필명으로 팬레터를 보낸다. 해진은 이를 러브레터로 착각하고 세훈은 어쩔 수 없이 정체를 숨긴다. 해진에 대한 세훈의 마음은 동경일까 사랑일까.

“사랑이라고 봐요. 처음에는 동경으로 가려고 애를 썼거든요. 그런데 동경과 존경도 사랑이거든요. 이 모든 걸 표현하는 게 사랑이에요. 그래야만 세훈이 죄책감을 느끼고 성장할 것 같아요. 사랑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그건 관객에게 넘기고 싶어요. 그런 상상을 세훈이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일차원적인 것 같아 거기까지 말씀드리고 싶진 않아요. 사랑이란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구나 싶고 해진 선생님도 사랑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용서해줄 수 있지 않나 해요.”

려욱은 실제로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으로, 해진의 입장이다. 세훈 역할을 하면서 해진에 대한 세훈의 팬심과 동경, 사랑을 이해하게 됐을까.

“저는 해진 선배님도 마지막에 팬레터를 썼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또한 실제로 엘프에게 팬레터를 썼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팬이 된 거죠. 그분들이 저를 보면서 동경하고 사랑하는 것처럼 저도 대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쓰지 않았을까 해요. 서로의 팬레터인 거죠. ‘해진의 편지’라는 제목이 팬레터라고 생각해요. 해진 선생님도 세훈의 팬이었던 거죠.”

세훈과 히카루는 각기 다른 배우가 연기하지만, 작품에서는 세훈의 또 다른 자아가 히카루다. 히카루 역을 맡은 배우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극을 이끌어야 할 터다. 

“그 부분을 공연하면서 찾았어요. 공연 전까지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단순하게 가자고만 생각했는데 단순하면 재미가 없더라고요. 관객이 봤을 때도 이해 안 되고 스스로도 납득이 안 될 것 같았어요. 연기할 때 중간에 히카루처럼 보이려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 또한 세훈이고요. 히카루의 악적인 모습도 세훈이도 분명히 갖고 있을 거예요. 히카루도 선한 부분이 있을 거고요. 배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히카루 중에 눈물 많고 엄마 같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히카루도 있어요. 눈빛이나 약간 묘한 부분에서 관객분들을 느끼게 하고 싶은데 너무 똑같아 보이면 이상해 보이고 연출적으로 말이 안 되니 피해 가면서 연기하려 해요.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걸 해내야 재밌는 거죠.”

히카루 역할의 소정화, 허혜진, 강혜인과의 호흡이 다 다르다고 한다. 

“세 사람의 보이스, 목소리가 주는 느낌이 너무 달라요. 정화 누나는 무서운데 묘하게 모성애를 자극해요. 되게 묘한 느낌의 히카루를 표현하고 혜인이는 작은 체구로 노래를 부르는데 되게 악마처럼 부를 때가 있거든요. ‘나 대극장’ 이런 느낌이 있어서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체스트(흉성)를 많이 쓴다더라고요. 반면에 혜진이는 고음을 잘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있어 히카루로서 저를 자극해요. 다들 제가 울 수 있게 많이 도와줘요.”

해진은 히카루가 세훈이라는 걸 언제 눈치챘을까. 배우마다 표현하는 지점이 다르고 관객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배우마다 달라요. 제가 느낄 때는 경계선이 어딘지 잘 모르겠지만 1막 마지막에서 그러는 분도 있고 아니면 제가 편지를 선생님들에게 빼앗길 때 그러기도 해요. 대본상은 ‘뮤즈’ 노래 때 그렇게 하는데 그전에 눈치챈 분도 있고 뒤에 눈치챈 분도 있어요. 날마다 다르고요. 저는 모른척하거든요. 저를 싸한 눈빛으로 볼 때가 있어서 ‘아 눈치챈 거구나’ 한 적 있었는데 세훈으로서는 알 수 없음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려욱은 매 공연 세훈에 몰입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연기도 비주얼도 세훈과 '찰떡'이다. 세훈의 나이는 18세, 려욱은 36세인데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10대 역할에도 손색없는 동안 외모를 언급하자 ”목소리가 장점이 아닐까. 그게 어느 캐릭터에는 안 좋을 수 있지만 세훈 역할 할 때는 찰떡이라고 해주신다. 즐기려고 한다“라고 했다. 10대 세훈의 감정을 녹여내야 하는 부담은 없었을까. 

“10대의 감정은 불안정인 것 같아요. 저 역시도 10대를 거쳐와 어렵지 않게 연기할 수 있어요. 나이가 주는 부담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드리긴 했지만 나이 많은 사람은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10대 역할을 더 잘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20대에 10대인 순호(여신님이 보고계셔), 크리스토퍼(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를 할 때와 30대가 돼서 하는 세훈의 감정의 깊이가 달라진 듯해요. 연출님도 그 부분을 동의해주셨어요. 불안정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표현하냐인데 제가 지금도 불안정이란 게 있거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나름 불안정한 느낌이기 때문에 그게 비슷한 결이 아닐까 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라이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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