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KT 위즈 투수 고영표가 안타를 9개나 맞고도 승리 투수가 됐다. 결과는 좋았지만, 본인은 과정을 냉정하게 짚었다.
고영표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7구 9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 퀄리티 스타트 쾌투를 펼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을 달성한 고영표는 경기 뒤 팀 3연승을 먼저 기뻐했다. 그는 "팀 연승을 이어가서 좋다. 우천 취소 여파로 오늘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야수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결과가 잘 나왔다"고 전했다.
9피안타를 기록한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솔직한 자기 평가를 내놨다. 고영표는 "결과적으로는 잘 던졌다고 볼 수 있고, 과정을 들여다봤을 때는 매우 불안했다고도 볼 수 있다. 경기에서는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지만, 과정을 봤을 때 피안타가 많은 건 불안하니까 다음 등판까지 잘 풀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평소 안타는 맞아도 점수는 잘 안 주는 편이라는 평가에는 "나도 그렇게 인정하고 있고 그렇게 경기를 풀어나가지만 스스로 납득이 되는 선이 있다. 불리한 카운트로 가다가 피안타를 허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공격을 하다가 당한다면 타자가 잘 친 거라고 인정할 수 있다"며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시작하는 부분이 투구 수도 많아지고 경기를 풀어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회 위기 관리에 대해서도 짚었다. 고영표는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 1회, 초반이 중요하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시작하자마자 안타를 허용해서 계속 집중하려고 했다. 그때 커브를 이용해서 뜬공 아웃을 잡고 풀어갔던 게 1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동료 권동진의 호수비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6회말 권동진의 결정적인 다이빙 캐치 장면에 대해 고영표는 "그게 오늘 마지막 상대 타자였고, 그 타자가 출루를 허용한다면 바뀌는 결정이 나는 순간이었다. 집중력을 끌어올려도 제구가 잘 안 되더라. 카운트에 몰렸는데 잘 맞은 타구를 동진이가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권동진에게 직접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도 밝혔다. 고영표는 "고맙다고 얘기했고 동진이도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실책이 나와도 서로 돕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내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니까 수비수들도 자기한테 공이 온다 생각하고 더 집중을 하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KT는 3회초 무사 만루 기회에서 김현수와 안현민의 연속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뒤 힐리어드의 125m짜리 대형 투런 홈런으로 4-1까지 달아났고, 5회초에도 안현민과 김민혁의 연속 적시타로 6-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안정적인 리드 속에서 고영표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결과였다.
KT는 고영표의 퀄리티 스타트 쾌투 활약 속에 3연승을 내달리며 1위 LG 트윈스와 격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고영표는 "우리는 항상 순위 싸움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정규시즌을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팀들을 너무 의식하고 달리면 페이스가 말릴 수도 있다. 너무 쫓아가려고 한다면 말리니까. 우리는 페이스 조절을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서 어느 선수가 왔으니까 더 올라갈 거다, 누가 빠졌으니까 안 될 거란 식으로 말리지는 않는 느낌"이라고 바라봤다.
시즌 초반 최상위권에 올라온 점에 대해 고영표는 "보통 시즌 초반에 항상 쳐져 있다가 우리 할 거 하다 보면 올라오고 그런 게 KT인데, 올 시즌은 초반부터 타격이 터졌고 반대로 선발이 불안정했다"고 했다. 이어 "이게 평균적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여름이 오고 하면 선발 투수들도 안정을 찾고 현민이도 돌아왔고 하니까 전체적으로 균형을 되찾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안타 9개 속에서도 위기마다 동료들과 함께 버텨낸 고영표. 결과와 과정 사이에서 스스로의 기준을 분명히 하는 베테랑의 자기 관리가 KT의 3연승을 이끌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