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인, 김환 기자) "성실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겠다."
15년 넘는 프로 커리어 처음으로 K리그에서 뛰게 된 석현준이 명확하게 밝힌 다짐이었다. 한때 국가대표 공격수로도 활약했으나 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키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한 석현준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석현준의 용인 입단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이슈였다.
네덜란드 축구를 대표하는 명문 AFC 아약스에서 데뷔한 뒤 FC포르투, 트라브존스포르 등을 거치며 커리어 내내 해외 무대에서만 뛰었고, 2010년대 중반에는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던 석현준은 지난 2020년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심 항소심 판결을 받은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병역의무 문제를 해결한 그는 지난해 12월 신생팀인 용인에 입단하며 처음으로 K리그에 발을 내디뎠다.
석현준은 지난 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천안시티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6 1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소속팀 용인FC가 천안과 2-2 무승부를 거두는 동안 침묵했다.
경기 전부터 용인 최윤겸 감독은 석현준을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최 감독은 "석현준 선수는 의욕이 있다. 젊었을 때 외국 생활을 계속 했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본인도 잘해야 한다는 투쟁이나 정신력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며 "석현준 선수가 골을 넣어야 우리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석현준 선수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최 감독의 기대와 달리 석현준은 자신의 첫 번째 K리그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천안 수비를 뚫는 데 고전한 그는 90분 동안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고, 경기 중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석현준에게 기대를 걸었던 최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불필요한 체력 소모만 많았고,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본인도 노력해야 할 것이고, 감독으로서도 선수를 활용하는 법에 대한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석현준은 "몸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오늘 경기로 인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템포 자체도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모든 게 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의 말씀도 경기 감각 중 하나"라며 "우리가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서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석현준은 아울러 "오늘 경기가 분명히 어려웠고, 나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런 수비를 겪은 것도 처음"이라며 "우리 스타일도 조금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경기장) 아래에서 시간을 보냈다. 공격수로서도 전진 패스가 많이 들어왔다면 찬스가 더 많이 나왔을 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 나도 수비수들과 경쟁하는 법을 터득하고, 감독님과 상의해서 방법을 찾는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석현준은 과거 자신이 빚었던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면서 앞으로는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항상 말씀드렸던 것 처럼 내가 (병역을) 기피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라면서도 "병역법을 위반한 것 자체가 나를 믿고 지지해 주던 팬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이라며 인정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장에서 뛰면서 성실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팬분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석현준은 신진호, 김민우, 임채민 등 다른 베테랑들과 함께 신생 구단인 용인의 팀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임무를 맡았다.
석현준은 이에 대해 "감독님께서는 용인이 '가족 같은 팀'이 되기를 바라셔서 우리도 그걸 모토로 삼고 있다"며 "경기장에서 잘 풀리든 안 풀리든 짜증내고 화를 내는 것보다 믿어주고 더 격려해 주면서 가족 같은 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신생팀에서 뛰게 된 젊은 선수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불어넣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신생팀이지만 다른 구단 못지 않게 많은 지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다른 팀처럼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그런 점이 우리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석현준의 올 시즌 목표는 팀의 목표에 맞춰져 있다. 용인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걸 돕기 위해 자신은 건강 관리에만 신경 쓰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리가 리그에서 목표한 것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며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많은 경기에 출전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용인,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